위기의 중개시장… 젊은 피 수혈에 사활 건다

2030 중개사 합격자 70% 개업 미뤄… 업계 고사 위기
규제로 거래 급감 영향… 직방·집토스 등 전문가 양성

서울시내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이 늘어선 상가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정부 규제와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한 거래 감소로 부동산 중개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비대면 거래 서비스의 등장과 속칭 ‘반값 중개’의 부상도 중개업계 위기론에 불을 당겼다.

 

이런 가운데 후발 주자인 중개 스타트업들은 젊은 중개사 양성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활성화와 업계 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개업계의 위기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개업 감소다. 특히 2030세대 젊은 중개인들의 개업이 현저하게 줄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최근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합격자 중 2030 비율이 3년 연속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 합격자의 70% 이상은 자격증 취득 후 개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업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업계 경험을 더 쌓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77.2%로 제일 많았고,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해서 (29.7%)’, ‘개업 시 필요한 사항을 잘 몰라서 (27.7%)’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청년중개사들이 개업을 망설이게 되는 요인으로는 ‘전문성 부족’이 60.4%로 가장 많았다. 

 

2030이 아닌 전체 연령대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인중개사무소 신규 개업은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개업 공인중개사 비율도 20%대에 그쳤다. 

 

지난해 전국의 공인중개사무소 개업은 1만6806건, 폐업은 1만1107건, 휴업은 862건이었다. 특히 작년 개업 건수는 2013년(1만 5816건)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내놓아 거래가 얼어붙었던 2019년(1만 6903건)보다도 적은 수치다.

 

관련 업계에선 현재와 같은 거래 감소 기조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중개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조사결과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가 지난해 5월 4900건에서 12월 1125건으로 80% 가까이 급감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규제가 쏟아져 나왔고,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급감했다”며 “이밖에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의 부상, 기존 중개업계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롭테크와 중개 스타트업은 자체적인 중개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구축, 틈새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이전까지 중개업계 내 폐쇄적인 도제식 교육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의 취업과 개업을 지원해 추후 대면 중개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려는 전략이다.

 

직방은 청년층 중개사들이 기본 이론 교육 컨설팅부터 디지털 툴을 활용한 중개 실무까지 고루 경험할 수 있도록 ‘청년중개사관학교’를 운영 중이다.

 

2개월의 트레이닝 과정에서는 월 200만원의 교육 장려금을, 이후 12개월간 창업 후 실전 커리어 과정에선 창업 지원금을 제공한다. 

 

집토스는 교육 프로그램인 ‘집토스 아카데미’를 수료한 중개사를 직영부동산에 배치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IT 솔루션 활용법, 고객 응대, 매물수집 관리 등 중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실무 교육을 지원한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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