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패러다임 바꿀 자율주행, 현주소는?

자율주행차 시장 연평균 41% 성장… 2035년 1조달러
완성차업체 레벨3 출시 경쟁… 관건은 레벨4 상용화

서울 마포구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승객을 태운 자율주행차가 운행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관건은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볼 수 있는 레벨4다.

 

완성차 업체들은 완전자율주행차를 선제적으로 상용화해야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국내에서도 새 정부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함에 따라 관련 기술 발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71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서 2035년 1조달러(약 1243조원)로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새 정부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모빌리티 대전환’의 일환으로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레벨4)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연내 레벨3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윤석열 당선인의 임기 마지막해인 2027년까지 1만4000대를 보급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레벨을 0~5단계로 구분한다.

 

레벨2까지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레벨3부터는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된다. 레벨4부터는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해 운전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현재 일반 운전자들이 경험해볼 수 있는 오토파일럿이나 크루즈 컨트롤 등은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이다.

 

완성차업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레벨4이지만 현 시점에선 레벨3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제네시스 G90에 레벨 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ng Pilot)’를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HDP는 운전자가 손을 뗀 상태에서 시속 60㎞ 이내 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교차로 진·출입시 속도를 스스로 조절한다.

 

현재 최고 시속이 60km인 자율주행 기술 국제 규제가 향후 완화될 경우 OTA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주행 속도를 높여가며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또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가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도시에 시범 도입된다.

 

테슬라는 레벨 2.5~3 수준으로 평가받는 완전자율주행모드(FSD)를 이미 선보인 바 있으며, 일본 혼다는 지난해 3월 레벨 3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차 ‘레전드’를 출시했다.

 

벤츠는 작년 말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S-클래스’ 모델을 출시했다. 벤츠의 자율주행 기술인 ‘드라이브 파일럿’은 고속도로 특정 구간과 시속 60㎞ 이하에서 작동한다.

 

업계에선 2026년부터 자율주행 레벨4 상용화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2026년까지는 자율주행 레벨3을 완벽하게 할 계획으로, 레벨4도 사내 연구소 안에서 테스트하고 있다”며 “미국을 기준으로 두면 레벨4는 2026년까지 일단 차를 만들어 생산·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 업계에선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당기려면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미국은 시범구역 내에서 자유로운 무인 운행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반면 한국은 보조운전자가 탑승해 시범운행을 해야 하고, 주행하는 도로도 시범구역 내 특정 노선으로 제한돼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은 14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시범운행을 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220여대에 불과하고 자율주행차의 주행거리 합계도 3200만㎞, 72만㎞로 크게 차이난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관련 법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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