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민생 안정과 경제 정상화를 위해 국익·실용·공정·상식을 국정 운영의 4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정책 정상화와 탈원전 폐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 등을 내세우며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로 기업이 이끌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간 주도의 역동적인 혁신성장을 제시하며 ‘Y노믹스’의 시작을 알렸다. 더불어 문화 및 체육 분야와 관련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K콘텐츠의 초격차 산업화와 전문체육 시스템 구축을 통해 정서적 국민통합의 길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새정부 출범-용산시대 열렸다’라는 주제 아래 윤석열 정부의 산업·금융·체육·문화 정책을 진단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
-수출 등 성장 동력 강화로 위기 극복①
-세제 변화와 정책 상품에 주목하라②
-국격 제고를 위한 새 정부의 체육 지원③
-용산 시대, ‘한류 성지’로 급부상④
[권영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경제·산업정책 핵심은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다. 3고(高) 악재(고환율·고금리·고물가) 대응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면서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시스템을 민간 중심·시장 지향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윤 정부의 경제 정책 설계자들은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초격차를 확보하는 한편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믹스를 조정해 수출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건 주요 정책들이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현실과 상충되거나, 이전 문재인 정부 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여소야대 및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밀어부치기식 보다는 협력과 소통을 통해 보다 촘촘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당장 성과를 내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차기 정부에서도 승계가 가능한 정책 추진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가첨단전략산업 성장 기반 마련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인공지능(AI)·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해 과학기술 G5(주요 5대국)로 우뚝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초격차’를 통해 수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이에 윤 정부는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해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허가를 신속히 처리하고, 전략산업 생태계와 연구·개발(R&D), 국제 협력 등을 종합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가동할 예정이다. 또한 로봇, AI반도체, 전력반도체 등 디지털 실현산업 수요 연계형 R&D를 강화한다. 통신과 관련해서는 2024년까지 5G 전국망을 완성하고, 더불어 6G 상용화 및 표준선점 기술 개발에 나선다.
윤석열 정부 관계자는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국정과제 실행을 통해 지난해 기준 1280억 달러였던 반도체 수출액을 2027년 1700억 달러까지 30% 이상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또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로봇 시장에서도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 미래 먹거리산업 신성장전략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우주산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역시 “새 정부 출범 후 ‘우주산업 클러스터’와 ‘항공우주청’ 설립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수소차,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도 윤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디지털 플랫폼, 메타버스 등 신산업 육성에도 가속 페달을 밟는다. 이에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서비스 발굴 등으로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데이터 시장도 현재 23조원 규모에서 5년 내 2배로 키운다.
◆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윤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는 반대로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신한울 3, 4호기 건설재개 및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을 담은 원전의 적극적 활용, 원전 핵심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인력양성을 통한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하는 원전의 수출산업화 등이 본격 추진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원전 산업은 가격, 안전, 적기 준공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입증됐다”라며 “탄소 중립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10기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소야대, 글로벌 환경 등 난제 극복해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한국의 새 대통령이 험난한 임기를 앞두고 있다, 벌써 인기가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저조한 지지율과 산적한 난제, 여소야대 구도에 갇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민간 중심을 강조하며 “제 임기 중에 첫째 정책 방향은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국회 의석 300개 중 민주당이 168석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 총선은 2024년”이라며 “여소야대의 상황 속에서 새 정책에 힘을 주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윤 대통령은 한국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근소한 0.7%포인트 차이로 당선됐다"라며 “새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국정 마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치며 밸류체인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고, 협력보다 각자도생을 선택하는 국가와 기업이 늘고 있다. 세계화 보다는 자국 중심의 경제 민족주의 형태로 급속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다.
원전 산업 재육성도 쉽지 않은 문제다. 정범진 교수는 원전 정책과 관련, “원전 관련 다수의 전력 공기업 수장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라며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은 윤 정부의 철학과 다를 수 있어 이러한 관성을 줄이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young070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