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Q 실적 반토막…2분기도 먹구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 1분기 부진한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영향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한 것이 주요인으로, 2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3076억원으로 23% 줄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7.8% 줄어든 104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11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1230억원)은 1년 전보다 5.71%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1518억원으로 48%, 키움증권은 1411억원으로 47%, KB증권은 1159억원으로 48% 각각 감소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실적이 가장 위축된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60.3% 줄어든 102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메리츠증권의 순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8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3769억원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던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선 대부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빨라진 긴축 기조에 국내외 증시가 연일 출렁이고 있다. 이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 위탁 수수료 급감으로 이어졌다.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1% 쪼그라들었다. 금리 상승 역시 증권업황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증권업의 실적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10% 낮춘 1만2000원으로 제시한다”며 “추후 운용 손익 악화를 감안해 올해 실적을 5% 하향했으며 시장 변동성 확대를 고려해 자본비용도 상향했다”고 밝혔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 저하는 증권업계의 공통적인 사안”이라며 “증권사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금리 및 파생결합증권 운용 손익 부진 등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의미 있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 부문에서 투자 확대가 가능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보유하고 있고 IB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높은 증권사를 선별해 투자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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