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통신3사가 최근 희비가 엇갈리는 1분기 실적 성적표를 공개했다. KT는 ‘디지코(DIGICO)’를 필두로 깜짝 실적 달성에 성공, 1분기 통신업계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전통 강자인 SK텔레콤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을 기록하며 그 뒤를 따랐다. 반면 LG유플러스의 경우 나홀로 뒷걸음질 경영실적을 내며 질적 성장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성장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매출은 6조27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41.1% 증가한 6266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 역시 4554억원으로 39.5% 증가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3분기 6300억원 기록 이후 약 12년만에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코(DIGICO)’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현모 대표는 지난 2020년 취임 이후 ‘디지코’로의 체절 개선을 핵심 과제로 삼고 추진해왔다. 기존의 유·무선 통신 사업 중심에서 탈피, 디지털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번 실적을 살펴보면 신사업인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AI·뉴비즈(New Biz)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코B2B(플랫폼)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10.5% 성장한 5396억원을 기록했다. KT스튜디오지니·나스미디어·KT알파 등 콘텐츠 그룹사도 전년보다 35.5% 늘어난 27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탈(脫)통신 사업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KT는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리딩하고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로 전년 동기 대비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디지코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반으로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이동통신(MNO) 서비스와 IPTV 등 유·무선 사업 및 미디어 사업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1분기 호실적 기록에 성공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SKT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2772억원, 영업이익은 43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15.5%씩 성장한 수치다. 다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11월 시행한 인적분할로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등이 제외돼 61.5% 감소한 220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SKT는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Enterprise 사업 ▲AIVERSE ▲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독서비스 ‘T우주’는 최근 이용자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SKT의 구독서비스 총 상품 판매액(GMV)은 올해 1분기에만 1300억원을 돌파했다. 높은 이용자 편의성과 소셜 기능을 강점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도 3월 기준 MAU(월간 실사용자 수) 135만명을 달성하고, 해외 유수의 통신사들과 글로벌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5G 이동통신 가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부진한 실적을 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3조4100억원,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261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5.2% 감소한 1704억원이다.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단말 출시 지연 및 마진 감소다. 1분기 단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635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단말 매출 외 유무선 사업과 신사업 부문 매출은 고르게 성장했다. 본업인 이동통신(MNO) 사업의 매출액은 가입자 순증 및 해지율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조5182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스마트홈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5816억원을 기록했는데, 특히 IPTV 매출은 가입자 성장 및 기본료 수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3327억원을 기록했다. purp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