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회계정보 해석의 첫걸음, 발생주의

KB국민은행 SME마케팅부 공인회계사 최정욱

 

 재무제표는 기업 경영의 성적표로 회계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자료지만,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담스러운 정보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회계 교육이 재무제표 작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일 것이다. 만약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못하더라도 회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교육이 널리 퍼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회계정보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것이다. 아파트를 짓는 방법을 모르더라도 국민 대다수가 좋은 아파트가 어떠한 것인지 아는 것과 같은 이치다.

 

 회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발생주의를 이해하는 것이다. 발생주의란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계처리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고객으로부터 농구화 생산을 의뢰 받은 기업이 있다고 해보자. 이 기업은 매출을 언제 인식해야 할까? 의뢰 받은 시점에 대강의 주문량 및 단가의 추정이 가능하므로 이때 매출을 인식해야 할까? 아니면 계약서 작성시점이나 발주를 받는 단계에서 인식해야 할까? 생산종료 시점에 매출을 인식해야 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납품완료 후 대가를 회수할 때를 중요한 사건으로 보고 매출을 인식할까?

 

 회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물건을 납품할 때를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본다. 이를 회계 교과서에서는 재화가 인도될 때 수익이 실현된 것으로 보아 매출을 인식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즉 계약서 작성, 발주단계, 생산 종료 시점 등은 재화를 판매하는 데 있어 수익이 실현된 사건은 아니라고 보며, 발주처에 물건을 넘겨줘야 생산 및 판매자로서 채권이 발생하므로 매출을 인식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이후의 현금을 회수하는 것은 회계에서는 채권 회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발생주의가 왜 중요할까? 역설적이게도 발생주의를 이해해야 발생주의 회계의 한계점을 알 수 있고, 한계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회계정보를 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발생주의는 중요한 사건이 발생할 때 회계 처리하는 것이므로 현금의 유출입과는 무관한 회계처리 방법이다. 그런데 기업이 부도를 일으키는 등 기업의 존폐여부와 관련 있는 건 현금의 부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러므로 발생주의 회계정보만을 가지고는 기업의 존폐여부를 직접적으로 알기 힘들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100%씩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채권회수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아 매출액만큼의 매출채권금액이 자산에 쌓여있다고 가정해보자. 매출채권은 통상 1년내에 현금으로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며, 유동자산의 증가는 보통 유동성의 증가로 인식되어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재무비율에서도 유동자산을 1년내에 현금으로 유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을 유동 비율이라고 하는데, 이는 기업의 단기적인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매출채권이 잔뜩 쌓이면, 유동비율은 증가해 회사의 단기적인 채무상환 능력은 좋게 평가될 수 있다. 사실은 채권회수가 안되는 기업이고 애초에 발생한 매출이 제대로 된 것인지  불분명한 기업인데도 말이다.

 

 이러한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 회계에서는 채권액의 회수가능성을 평가해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손충당금의 설정은 평가의 문제이므로 주관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발생주의 회계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채권 평가는 제대로 된 것인지 또 매출은 제대로 된 것인지 등에 대한 의심을 해봐야 한다.

 

 이렇게 회계정보를 해석할 때는 회계정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인식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데, 그 첫걸음이 발생주의를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회계에서도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현금흐름표라는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KB국민은행 SME마케팅부 공인회계사 최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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