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올 하반기 대형 부동산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들이 잇따라 상장을 예고하면서 주춤했던 리츠 시장이 부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실물 부동산 등에 투자한 뒤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데 개인으로선 소액으로 오피스 빌딩이나 백화점 등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KB스타리츠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지난 21일 발생되면서 코스피 상장을 공식화했다. 이로써 KB자산운용은 첫 번째 리츠인 ‘KB스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10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KB스타리츠의 공모가는 5000원, 공모주식 수는 3070만주로 이번 공모를 통해 153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KB스타리츠는 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 ‘삼성유럽HQ’를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영속형 상장 리츠다.
KB스타리츠는 반기 배당을 시행할 예정이다. 배당 결산을 1·7월로 지정하고 연 환산 원화기준으로 약 7.76%(현재기준 추정치)의 배당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또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벨기에 자산 관련 장기부채의 75%을 고정금리로 조달하는 등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신한리츠운용(로지스밸리신한리츠)도 연내 세 번째 리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리츠운용이 상장에 나서는 로지스밸리신한리츠는 기초자산으로 하는 ‘로지스밸리 안성센터’와 ‘로지스밸리 하나로센터’의 인수를 완료했다.
대신자산신탁(대신글로벌코어리츠)과 다올자산운용(다올물류리츠)도 첫 번째 리츠를 연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화리츠, 삼성리츠가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각각 한화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을 자산관리회사(AMC)로 활용해 리츠 사업을 준비 중이다. 롯데지주가 100% 출자한 롯데AMC는 롯데호텔리츠로 기업공개(IPO)를 이어간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상반기 상장한 2건의 리츠를 포함해 올해 총 7건의 리츠가 상장될 예정이다”며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배당과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리츠의 매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들면서 5~6% 높은 배당수익률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리츠는 이후 주요국의 빨라진 금리 인상 속도에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 상승, 배당 수익 감소 우려로 인기가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성이 두드러지는 상품인 리츠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리츠는 새로운 자산을 편입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유상증자를 통해 리츠 자산 규모가 커지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 등 유리한 점도 있기에 매력도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안정적인 계약 구조와 우량 자산 비중이 높은 만큼 경기민감도가 미국 시장 대비 적어 경기 둔화에 따른 임대 매출 감소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 스폰서형 리츠는 계열사의 우량 자산을 편입할 수 있고 장기간 건물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 활용이 가능하다”며 “하반기부터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등 보험사가 스폰서인 리츠 상장이 예정돼 있어 오피스 리츠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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