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즐기는 당신, 고지혈증 주의하세요

[정희원 기자] 음주로 인한 건강 악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음주로 매일 14.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주는 간경화, 치매, 뇌혈관 질환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상기해야 할 점은 과도한 음주가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 발병 원인으로도 꼽힌다는 점이다.

 

고지혈증은 만성 순환기질환으로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중 지방 농도가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트리글리세라이드(중성지방) 수치가 200mg/㎗을 넘거나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등의 항목을 포괄하는 총콜레스테롤 혈중 수치가 200mg/㎗ 이상인 경우 혹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인 경우 고지혈증 진단을 내린다.

신원식 일산하이병원 원장(내과 전문의)은 “과음과 고지혈증의 상관관계는 칼로리에 기인한다. 술에는 예상 수치를 상회하는 칼로리가 포함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실제로 과음을 즐기는 이들이 고지혈증 등 각종 만성질환에 노출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감미료, 곡물 등을 혼합하여 만드는 모든 주류의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과음할 경우 당과 칼로리 과잉 축적으로 인해 체내 트리글리세라이드(TG) 수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생활 습관이 고지혈증의 주요 발병 위험 요소로 꼽힌다.

 

트리글리세라이드는 체내 합성되는 지질의 하나로 음식을 통해 섭취된 과잉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생성된다. 평소 지방 세포로 저장돼 있다가 필요할 때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것이 특징인데 과음, 운동 부족, 과식, 흡연 등의 요인 때문에 체내 수치가 과도하게 상승할 수 있다. 고지혈증으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지방 성분이 혈액 속을 돌아다니면 혈관 벽에 쌓이면서 나아가 염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음주와 더불어 치킨, 돼지고기 등 고칼로리 음식을 안주로 함께 섭취할 경우 고지혈증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지혈증 위험 요인은 과음 외에 가족력, 당뇨, 고혈압, 흡연 등이 있다. 문제는 고지혈증이 발생해도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고지혈증이 발생한 상태에서 별다른 건강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각종 심혈관계 질환과 췌장 질환 발병을 부추길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맞춤 치료 및 생활 습관 개선을 도모하는 게 핵심이다.

 

신원식 원장은 “고지혈증 치료는 약물요법이 중점적으로 시행되는데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나 에제티미브 등 별도의 고지혈증 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다”며 “여기에 올바른 식단 구성 및 금주, 꾸준한 운동, 적정 체중 유지 등 개개인이 노력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