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사랑’ 실천에 브랜딩 효과도…자체 글꼴 만드는 금융사

한글 활용도 넓혀…브랜딩 구축 효과도

DGB대구은행이 개발해 배포한 ‘IM혜민체‘. DGB대구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오는 9일이면 한글날 576돌을 맞는 가운데 주요 금융회사에서 자체 한글 글꼴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각 금융사들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스스로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표현해 한글에 대한 가치를 되새길뿐만 아니라, 자체 글꼴을 널리 배포해 브랜딩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월 공식 서체인 ‘우리다움체’를 제작해 공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6개월간 외부 폰트 전문 업체와 협력해 서체를 개발했고, 사내 공모를 통해 서체의 이름을 우리다움체로 확정했다.

 

우리다움체는 고딕체를 기본으로 글꼴의 두께에 변화를 줬다.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적용해 친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한 데 더해 심플한 디자인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우리금융만의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공식 서체를 각종 광고·홍보물 등에 공통 활용하며, 전자문서 등 디지털 양식과 각종 서식류 에 사용을 권장하면서 널리 알리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이번 공식 서체를 무료로 배포해 기업의 사회공헌적 이미지 제고로 ESG경영 실천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초 대(對)고객 상담 챗봇 ‘앤디(ND)’ 모바일에 ‘IM혜민체’를 적용했다. 챗봇에 적용한 후 좋은 반응을 얻어 일부 수정을 거쳐 같은 해 6월 고객용으로 무료 배포하기 시작했다. ‘IM혜민체’는 글꼴을 개발한 임직원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이 글꼴은 ‘Regular(일반 서체)’와 ‘Bold(굵은 서체)’ 총 2종으로 구성돼 있다. 한글 1만 1172자, 영문 및 숫자 94자, 특수문자 986자를 지원한다. 대부분의 무료 폰트가 한글 2350자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 IM혜민체는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글자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대구은행 디지털마케팅부 관계자는 “IM혜민체 무료 배포 후 무료 디자인 적용을 원하는 지역 개인 사업자, 소상공인 등이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하면서 “BI, CI 제작과 폰트 단독 판매 등을 제외하고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도록 라이선스를 개방해 개인과 기업 구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09년부터 국내 은행권 최초의 금융그룹 전용 서체 '하나체'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하나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배포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서체를 단순한 의미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고객 감동을 위한 수단으로 꾸준히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자체 개발 글꼴 ‘웰컴체’를 개발했다. 이 글꼴은 지난해 ‘디자인 시상식 잇어워드(it-awrads)’에서 시각 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웰컴체가 자사의 도전정신과 고객지향적인 철학을 담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 2월엔 '웰컴체'가 적용된 새 디자인 체크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웰컴체는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산업 곳곳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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