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주파수 박탈 사태… 정부도 통신사도 ‘내 입장’만

“정책적 문제라기보다는 사업자들이 투자비를 좀 아끼고자 하는 노력들이 크게 작용한 케이스이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28㎓ 대역 활성화은 기업 입장에서 손실이 너무 크다. 사실상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통신업계 관계자

 

5G 주파수 ‘28㎓ 대역 활성화’를 두고 정부와 통신3사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서로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신사에 억지 투자를 강요하고 있고, 통신3사는 투자 대비 이윤이 남지 않는 장사, 즉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인 28㎓ 대역 장치 구축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향후 정부과 통신3사가 ‘28㎓ 대역 활용 방안’에 대해 서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지 못한다면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KT와 LG유플러스에 28㎓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비를 아꼈다’라고 표현했다. SK텔레콤 역시 할당 의무조건 기준을 가까스로 넘겼지만, 이 같은 표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통신3사가 다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윤이 남지 않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이는 3.5㎓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5㎓ 할당 조건 이행율을 살펴보면, 통신 3사 모두 약 3배 가까이 실적을 냈다. 의무 설치를 넘어 자진해서 추가로 기지국을 설치했다는 뜻인데, 이는 해당 주파수에서 큰 수익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3사는 역대 최대 실적을 분기마다 갱신하고 있다. 그 중심에 5G 3.5㎓가 있다.

이동통신3사 2분기 실적 / 그래픽=뉴시스

 반면 28㎓의 경우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특성을 갖고 있어 3.5㎓ 보다 속도 등에서 유리하지만, 장애물을 피해가는 회절성(꺾이는 성질)이 약하다. 그만큼 이동통신 서비스 커버리지도 좁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직선 거리가 아니면, 흔히 우리가 말하는 ‘안터진다’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28㎓를 설치해도, 활용도가 낮을 뿐만아니라 관리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손해가 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 손해보는 장사다. ‘투자’의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3.5㎓ 주파수를 할당받아 기업의 이윤을 남겼으니, 28㎓의 경우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대국민 서비스 향상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해서 투자를 해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은 28㎓ 주파수 활성화를 이루지 못하면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주파수 할당 취소를 결정했고, 새로운 사업자 진입을 도와 경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향후 통신3사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농후하다. 억지로라도 누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8㎓ 활성화가 필요하다면, 활용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논의가 우선이다. 물론 앞서 지하철, 스포츠 경기장에서 활용하는 방안과 B2B용 활성화로 방향을 잡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미 늦었지만, 28㎓ 활성화를 접지 않겠다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각자의 입장만 내세운다면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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