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대박. 일찍 왔는데도 앞에 60명이나 있대.”
‘힙스터의 길’은 험난하다. 2년 전 어느 일요일 ‘지옥의 웨이팅’을 뚫고 먹었던 호족반 들기름 메밀국수의 첫입을 잊지 못한다. 한여름, 강한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으며 1시간을 서있는다. ‘다신 오지 않겠다’고 했지만, 아보카도버거 한입을 먹고 결국 다시 줄을 서러 다운타우너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찰칵’, 인증샷도 남긴다. 힘든 과정은 지우고 해시태그 ‘#핫플레이스’가 남는다.
두 브랜드의 공통점, 바로 ‘GFFG 소속’의 브랜드다. GFFG는 이미 ‘오픈런 맛집’을 대표하는 외식기업으로 부상했다.
현재 회사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는 총 9개. 크림 듬뿍 도넛 ‘노티드’부터 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 ‘리틀넥’ ‘웍셔너리’ ‘클랩피자’ ‘키마스시’ ‘호족반’ ‘애니오케이션’ ‘오픈엔드’ 등이다.
노티드의 경우 압구정로데오 외식 상권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 브랜드로도 꼽힌다. 다소 한산했던 압구정로데오 지역에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딩 전략은 ‘핫플’을 찾는 MZ세대에게 적중했다. ‘힙한 브랜드의 대중화’를 끌어낸 사례로도 볼 수 있다.
6일 이준범 GFFG 대표는 “압구정로데오 일대에 밀집해 있는 GFFG 브랜드의 공통점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캐주얼 음식을 추구하는 점”이라며 “도넛·햄버거·피자·일식·중식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하는 ‘브랜드 플랫폼’ 기업으로서 브랜드가 시장에 얼마나 핏하게 어필이 될지 캐치하고 만들어 내는 능력이 GFFG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로데오 숨은 베이글 강자 ‘애니오케이션 청담’
점심 시간이 지난 2시 30분, 3시까지도 애니오케이션에는 베이글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베이글을 활용한 미국 스타일의 ‘연어 샌드위치’, 버섯·아루굴라 위에 수란을 올린 ‘머쉬룸 샌드위치’,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햄치즈 샌드위치’ 등을 가볍게 즐기고 있다.
이곳은 특히 ‘베이글 강자’로 꼽힌다. GFFG 관계자는 이곳의 기본이 되는 메뉴로 ‘베이글 3종’을 소개했다. 담백한 버터와 말돈소금이 만들어낸 버터리한 ‘소금버터베이글’은 이곳 시그니처다. 소금베이글에 초콜릿을 감싸 단짠 조합을 느낄 수 있는 ‘초코소금버터베이글’도 놓치지 말자. 다양한 시즈닝을 조합한 ‘애브리띵 베이글’도 기다린다.

어떤 베이커리든 ‘기본’이 탄탄하다면 다른 메뉴는 볼 것도 없이 훌륭하다. 크림치즈나 시즈닝과도 어울리는 기본 중의 기본 소금버터베이글을 강력 추천한다. 포장해서 얼린 뒤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먹어도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다.
GFFG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아메리카노보다 베이글과의 조합을 고려해 만든 ‘시그니처 라떼’를 마실 것을 권했다. 고소한 베이글 한입, 달콤한 커피 한입은 입속에 꽉찬 행복이다.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애니오라떼’와 베이커리류와 궁극의 조합을 자랑하는 ‘흑임자라떼’를 추천한다. 흑임자라떼에는 연유, 흑임자, 소금의 조합으로 카키색을 띄는 표면이 인스타그래머블하다. 애니오라떼는 꼭 한입 마시고 커피 아래까지 같이 마셔야 더 맛있다.
오후 4시부터는 지하 2층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베이스로한 씨푸드 와인바 ‘애니오케이션 와인바’도 문을 연다. 한 공간에서 두가지 장르를 즐길 수 있다.

◆더타코부스서 맛있는 구운 타코, ‘멕시칸 라면’ 보셨나요
발걸음을 돌려 ‘더타코부스’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리얼 멕시칸 타코를 즐길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GFFG의 브랜드는 아니다. 다만 브랜드 시작부터 운영까지 GFFG가 프로듀스한 첫 레스토랑이다.
멕시코 현지의 멋과 맛을 동시에 구현, 한국에서 ‘리얼 멕시칸’을 느끼도록 구성했다. GFFG 관계자는 “GFFG는 그간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해온 경험을 기반으로 컨설팅과 운영에도 나서고 있다”며 “이곳에서도 GFFG가 추구하는 감성과 운영 철학을 만나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현재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리아 타코’를 현지 느낌 그대로 구현했다. 이는 2021년 구글 트렌드 선정 올해의 음식 1등으로 뽑히기도 했다. 보통 반원 형태의 튀긴 나초, 말랑한 밀가루에 싸인 타코를 떠올리지만, ‘비리아 타코’는 구워낸 형태다.

멕시칸 향신료와 소고기를 장시간 끓여 촉촉한 고기를 치즈와 바삭하게 구워냈다. 풍미를 더하는 콘소메도 곁들인다.
GFFG 관계자는 “비리아타코는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어 판매하는 곳이 많이 없다”며 “비리아 타코에는 본래 염소고기가 사용되는데, 더타코부스에서는 소고기를 활용해 누구나 편하게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에 따뜻한 음식이 생각난다면, ‘비리아 라멘’을 택하자. 멕시코 요리점에서 만난 의외의 메뉴지만, 꼭 도전해볼 만하다. 소고기와 멕시코 향신료를 넣어 장시간 끓인 비프 비리아 육수를 베이스에 꼬들한 면이 어우러진다.
이준범 대표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타코는 미국에서도 굉장히 친숙한 음식으로 꼽힌다”며, “프리미엄 아메리칸 푸드를 지향하며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GFFG가 선보이는 타코 맛은 어떨지 기대해달라”고 했다.

◆크리스마스&연말 데이트는 여기! 로맨틱하고 건강한 ‘리틀넥’
올데이브런치를 표방하는 리틀넥은 뉴욕 퀸즈에 위치한 작은 동네의 이름처럼 ‘서울 속 작은 뉴욕’ 분위기를 물씬 뿜어낸다. 오후 5시 반, 벌써 예약한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이보리 컬러와 우드가 만들어낸 인테리어, 크리스마스 장식과 촛불이 겨울의 따뜻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은 팀장은 “리틀넥은 GFFG 브랜드 중 유일한 캐주얼 다이닝 브랜드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4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오븐에 구워낸 아티초크가 인상깊은 ‘그릴드 샐러드’는 이곳 시그니처다. 또 소고기와 킬사바 소시지, 베이컨을 풍성하게 넣고 끓여낸 ‘비프 스튜 파스타’도 겨울에 잘 어울리는 메뉴다. 먹음직스러운 닭다리가 올라간 로제 소스의 ‘초리조 치킨 리조또’, 크림처럼 부드러운 매쉬포테이토와 바질소스가 살치살과 어우러진 ‘하우스 스테이크’도 연말 분위기를 더할 메뉴로 추천한다.
건강한 컬리플라워·병아리콩·아보카도 등 슈퍼푸드를 활용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어 몸 관리에 나서는 사람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다이어터들이 선호하는 ‘포케’를 리틀넥 스타일로 재해석한 ‘시그니처 포케 라인’도 호응을 얻고 있다.
연말 홈파티를 기획한다면 리조또와 스테이크, 라자냐 등 이곳 시그니처&베스트 메뉴 3종을 HMR로 만나볼 수 있다. GFFG 측은 “HMR 제품은 온라인 플랫폼인 마켓컬리에 출시한 바 있다”며 “이는 한 달간 40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범 대표는 “GFFG가 전개하는 9개 브랜드가 모두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차별화된 맛과 합리적인 가격, 인스타그래머블한 3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덕분인 듯하다”며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해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를 만들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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