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침체시기에 눈여겨 봐야 할 재무비율 세 가지

KB국민은행 SME마케팅부 공인회계사 최정욱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경제주체들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자산가격 하락과 환율 변동을 견디고, 이제는 내년도 경기침체 우려까지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경기침체가 오면 기업의 재무제표에서도 중요해지는 재무비율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손쉽게 살펴볼 수 있는 지표는 이자보상배율이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하는데, 회사가 본업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몇 배가 되는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자보상배율이 1인 기업은 회사가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금융기관에 이자로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의미로, 주주나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경기침체가 우려될 경우에는 긍정적인 신호로는 해석하지 않는다. 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매출이 조금만 감소하면 이자도 못 받는 회사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이자보상배율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회사의 이해관계자는 경기침체 시기에 긴장의 끈을 놓치 말아야 한다.

 

기업들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용거래를 한다. 그러므로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겨 극단적인 경우에는 흑자도산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회계에서는 이미 인식한 매출로 인해 이익이 발생하지만,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지급해야 할 채무를 갚지 못해 부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기침체 시기에 회계상 이익이 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매출채권이 정상적으로 회수되고 있는가 살펴봐야 한다. 이럴 때 흔하게 사용하는 재무비율이 매출채권 회전율이라는 재무비율이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매출액을 매출채권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분모는 연평균 매출채권을 사용한다.

 

재무비율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려면, 숫자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1년에 딱 한 번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연초에 매출액이 100억원 발생했는데, 기말 현재 매출채권이 100억원이 남아 있다면, 매출채권 회전율은 1이 될 것이다. 이는 연초에 발생한 채권을 연도말까지 전혀 회수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회사의 잉여자금이 없다면 채무를 갚지 못할테니 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연도 초에 매출액 100억원 발생 시 99억원을 현금으로 받고, 기말 현재 매출채권이 1억원이 남아 있다면, 매출채권 회전율은 100억원이 되는데, 이처럼 매출채권 회전율은 크면 클수록 채권회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미를 가진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경기침체 시기에 눈여겨봐야 하는 재무비율이다. 매출액을 연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눠 구하는데 앞선 매출채권 회전율과 동일하게, 매출액과 연평균 재고자산이 같다면 회전율은 1이 될 것이다.

 

이는 매출액과 같은 금액의 재고를 회사가 연중 유지시키는 경우인데, 거대한 재고를 회사가 연중 유지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우선 재고자산을 생산하거나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자금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재고자산의 손망실을 예방하기 위해 물리적인 보관창고 및 인원 등의 유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재고자산을 연중유지하는 이유가 재고가 잘 안 팔리는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러므로 특정기업의 재고자산회전율이 추세적으로 1에 가까워진다면, 재고자산 진부화를 포함한 재고자산관리의 비효율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를 경기침체와 맞물려 생각하면 재고와 관련된 매출 부진과 그로 인한 자금 경색의 위험을 살펴야 한다.

 

이에 반해 재고자산 회전율이 점차 커진다면 효율적인 재고자산 관리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회전율이 극단적으로 커진다면 예상치 못한 고객의 요청에 대응이 힘들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수요가 있을 수 있는 경기 상황인지, 해당 산업의 공급망은 원활한지 등을 살펴 해당 기업의 매출 기회 상실의 위험이 존재하는지 판단해봐야 한다.

 

<KB국민은행 SME마케팅부 공인회계사 최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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