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자이너 브랜드, 글로벌 무대서 “잘 나가네”

파리패션쇼 서는 K브랜드 주목
송지오, 마레지구에 단독 쇼룸
우영미, 2002년 파리 첫 데뷔
준지, 30개국에 매장 100여곳
럭셔리 플랫폼서도 매출 상위

[정희원 기자] 코로나19 시기 주춤했던 국내 패션업계가 엔데믹 전환과 동시에 해외 진출을 시도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패션시장 규모는 약 2조 달러. 국내 섬유 패션기업은 전 세계에서 1~2% 안팎의 근소한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상황이다.

 

다만 K팝·K컬처가 해외시장에서 주목받으며 한국의 ‘K패션’도 부상하는 추세다. 패션인들의 ‘축제의 장’ 파리·뉴욕·밀라노·런던 등 세계 4대 패션쇼 무대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도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세계 패션의 중심 도시에 매장을 내며 해외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

 

업계는 국내 브랜드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활동으로 세계 패션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전망이라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주목받으려면 파리, 뉴욕, 밀라노, 런던 등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4대 패션쇼 입성은 필수다. 이 가운데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고, 가장 큰 영향력을 전파하는 패션쇼는 단연 ‘파리패션위크’다.

 

파리패션위크 쇼에 서는 국내 브랜드는 단 세 곳. ‘송지오(SONGZIO)’와 ‘우영미(WOOYOUNGMI)’,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JUUN.J)’다.

22FW 파리패션위크에 참석한 송지오. 송지오 제공

 

1세대 남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는 지난해 6월 파리 8구 대성당에서 선보인 23FW 파리패션위크에서 ‘ECLIPSE(월식)’을 주제로 ‘영원’과 ‘순간’의 교차를 표현했다. 당시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돌아온 23SS 서울패션위크에서도 150m의 역대급 런웨이를 선보여 국내는 물론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송지오 측은 “곧 개최되는 23FW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한다”며 “쇼 오픈과 동시에 파리 패션의 중심 마레지구에 한국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단독 쇼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솔리드 옴므와 우영미를 전개하는 패션하우스 ‘우영미’는 2002년 파리패션위크에 데뷔한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복 브랜드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며 2020년 가을·겨울부터 남녀 통합 컬렉션을 론칭하는 등 대표적인 젠더리스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신사옥 ‘하우스 우영미’를 오픈한 바 있다.

‘하이브 인사이트’와 협업한 준지.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는 최근 ‘JUUN.JEANS’를 테마로 한 2023 S/S 시즌 컬렉션을 공개했다. 브랜드의 철학에 기반한 젊음, 자유, 지속성을 데님 중심으로 클래식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지난해에는 엔터테인먼트 하이브의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 세계적인 아티스트 ‘퓨추라(FUTURA)’와 3자 협업한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준지는 매 시즌 다양한 카테고리의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확장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 파리, 밀라노, 홍콩 등 해외 30개국 100여 개 매장에서 K패션의 입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파페치에서 판매되고 있는 로우클래식. 파페치 캡처

 

이 같은 K패션의 성장에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들은 국내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적극 들이고 있다. 국내서도 잘 알려진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에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상위에 랭크되는 상황이다.

 

‘송지오’의 경우 국내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100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 컨템포러리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로우클래식’은 제품 ‘오버사이즈 싱글 브레스티드 블레이저’가 상위 20권에 랭크됐다.

 

캐나다 럭셔리 플랫폼 ‘에센스’에서도 권다미가 이끄는 ‘웰던(we11done)’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영국의 하이스트릿 패션 편집숍 ‘엔드클로딩’에는 캐주얼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 모던 빈티지 캐주얼 ‘프리즘웍스’ 등 여러 국내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들이 인기 랭킹 상위권에 오르며 K패션의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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