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8명, 양측성 무지외반증…통증 조절 어떻게

[정희원 기자] 신체 최하단에 위치한 발은 신체 하중을 고스란히 견디며 보행의 중심 역할을 한다. 그러나 손에 비해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외측으로 휘는 질환으로, 진행 정도와 통증이 비례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질환이 상당히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없어 이미 중증으로 이어진 후에야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강화도에 거주하는 A씨(76)도 엄지발가락 이외의 다른 발가락의 변형이 동반되고 나서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족부 질환을 다루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지외반증은 관절 주위의 인대와 힘줄 사이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질환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X-레이 검사상 변형각이 15도 미만은 정상, 15~20도는 경증, 20~40도는 중등도, 40도 이상은 중증으로 구분한다. 경증 단계에서는 약물치료, 운동치료, 보조기나 맞춤 깔창 착용을 통해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유태욱 SNU서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지외반증이 심한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른 발가락의 변형 동반, 발가락 관절염 유발한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보는 게 좋다”며 “과거 무지외반증 수술은 통증 조절이 어려워 많은 환자가 기피했다. 다만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은 근육, 인대 손상을 최소화해 기존 무지외반증 수술보다 통증을 조절하는데 용이하다. 수술 후 진통 주사를 통해 통증 조절을 해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무지외반증은 84%이상이 양측성이다. 만약 양쪽에 모두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있다면 동시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양측을 동시에 수술하면 마취의 부담이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원, 재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유태욱 원장은 “간혹 무지외반증 환자 중 한쪽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며 “무지외반증 진행속도가 느리고 무지외반증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한쪽만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무지외반증은 진행성 질환으로 한번 시작되면 시간의 차만 있을 뿐 결국 중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에는 예방차원에서 동시에 양측 무지외반증 수술을 고려해보는 게 권고된다”고 조언했다.

 

hap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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