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환자 증가세… 치료는 어떻게

[정희원 기자] 발가락이 휘고 구부러지는 ‘무지외반증’ 환자가 남녀를 불문, 꾸준히 증가세다. 무지외반증은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키높이 구두나 폭이 좁은 신발을 착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남성 환자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무지외반증 환자는 2016년 5만8970명에서 2019년에는 6만1554명으로 4년새 2,584명이 늘어났다. 특히 2016년 1만192명이었던 남성 환자가 2019년에는 1만1243명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 끝이 두 번째 발가락이 있는 바깥쪽을 향해 휘어지고 관절은 안쪽을 향해 비정상적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지발가락의 휘는 각도가 심해지면서 돌출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데, 엄지발가락이 휘어 집게 발가락에 체중이 실리면서 집게 발가락이 길어지는 변형이 생기거나 굳은살이 생겨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할수록 이차성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에 무리가 와서 퇴행성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보행 매커니즘이 무너지면, 다른 발가락의 지간 신경이 압박당하면서 지간신경종 등도 병발될 수 있다. 이에 엄지발가락 변형과 통증이 있다면 정형외과에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휜 정도가 심하지 않은 초기의 경우 보존적 치료를 진행한다. 발바닥 염증을 없애고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보조기나 특수 깔창 등을 이용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휜 각도가 30도가 넘거나 40도 이상으로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으로 올라탈 정도라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2mm 단위의 작은 구멍을 통해 미세 절개하는 무지외반증 최소침습수술법(MICA: Minimally Invasive Chevron & Akin)이 개발되어 빠른 회복 및 적은 흉터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해당 수술법은 변형된 수술 부위 3~4곳에 2mm 가량 미세한 구멍을 내고 특수한 절골 기구를 이용하여 뼈를 절골한다.

 

이러한 수술법은 골막을 벗겨내는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수술 후 통증이 현저하게 줄어들며, 최소한의 피부 절개만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 후 감염이나 부종, 흉터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수술 다음날부터 후족부 보행이 가능하고 사후 관리도 크게 어렵지 않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최경진정형외과 최경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기존의 무지외반증 교정술은 통증이 심한데다 회복 기간도 상당 소요돼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소침습수술이 도입되면서 환자들의 수술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다만 해당 수술법이 모든 환자에게 가능하진 않기 때문에 수술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hap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