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지나도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 16.9조… 금융당국 "소비자 안내 강화"

숨은 금융자산 현황(2022년 6월말 기준) 금융위원회 제공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만기가 지났는데도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이나 보험금, 카드포인트 등이 1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숨은 금융자산 관련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담당조직도 운영키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1일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한 지난 2015년 6월 이후 금융소비자들이 약 5조2000억원을 찾아갔지만 여전히 숨은 금융자산 규모가 지난해 6월 말 기준 16조884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권의 간편 조회 시스템 구축과 꾸준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숨은 금융자산 규모는 2019년 12조3000억원, 2020년 14조7000억원, 2021년 15조9000억원 등 매년 증가추세다.

 

숨은 금융자산을 종류별로 보면 예적금 7조1003억원, 보험금 6조8181억원, 미사용 카드포인트 2조5911억원, 휴면성 증권 및 미수령 주식·배당금 2701억원, 신탁 1046억원 등이다.

 

통상 예·적금, 보험금은 만기 후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이를 찾아가지 않으면 재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놓치게 된다. 장기간 미사용 상태를 악용한 횡령 등의 금융사고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숨은 금융자산 관련 안내 강화와 담당조직 운영 등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숨은 금융자산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만기 후 시간경과에 따른 불이익이 무엇인지를 계약시점부터 만기 1년 경과 후까지 각 단계별로 계속해서 안내토록 했다.

 

또 계약기간 중 언제나 고객이 지정계좌 자동입금이나 자동재예치 같은 만기시 자동처리방법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며 그에 대한 방법은 계약시, 계약기간 중 연 1회, 만기직전 등의 단계별로 안내해야 한다.

 

만기가 도래한 후에는 숨은 금융자산 조회 및 환급방법에 대한 안내를 만기시, 만기 후 최초 금리인하 전, 만기 1년 경과 후 연 1회 이상 등 단계별로 안내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 ‘내계좌 한눈에’와 ‘내보험 찾아줌’을 통해 전체 금융자산을 손쉽게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각 금융사가 숨은 금융자산 관련 업무를 총괄 수행하는 담당조직을 지정토록 했다.

 

담당조직은 숨은 금융자산 관리를 위한 업무기준과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하고 매년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등에 업무 수행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까지 각 금융권역별 협회 표준안에 이번 숨은 금융자산 관리체계 개선안을 반영토록 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관련 안내 강화와 담당조직 지정 등이 이뤄지게 할 계획이다.

 

jh22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