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이른 2차 성징으로 성장 방해… 빠른 치료 필요해

2021년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6만 명이 넘었다. 10년 전인 2011년에는 성조숙증이라는 단어가 생소했고 환자의 수도 5만명을 채 넘지 않았지만, 해마다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증가세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빠른 시기에 사춘기, 즉 2차성징이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평균 여아는 10~11세, 남아는 12~13세 무렵에 사춘기가 시작되지만 성조숙증인 경우에는 여아 8세, 남아 9세 이전에 2차성징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2차성징이 시작된 후 몇 년 안에 급격히 성장하다 성장판이 닫혀 성장이 끝나 버리기 마련. 이렇다보니 자칫 아이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본래 클 수 있는 키보다 10cm 이상 작은 키가 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이차성징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여아의 경우 유선 조직이 발달하며 가슴이 커지거나 피지 분비가 늘어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수리에서 갑자기 냄새가 나거나 음모가 발달하는 것도 이차성징의 현상이다. 남아는 고환 및 음모의 발달, 변성기로 인한 목소리 변화, 여드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아는 8세,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서정열 대구 제일에스의원 원장에 따르면 성조숙증을 의학적으로 진단하려면 아이에게 나타난 이차 성징의 징후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골연령검사, 혈액검사 등이 필요하다.

 

최근 성조숙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치료에 대해 보험 적용이 가능한 사례도 증가세다. ▲이차 성징 성숙도(Tanner stage)가 2 이상인 경우 ▲골연령(Bone Age·X-ray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뼈 나이)이 역연령(Chronological Age·만 나이)보다 증가한 경우 ▲GnRH(생식샘 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 자극검사에서 황체형성호르몬(LH)이 기저치의 2~3배 이상 증가하면서 최고 농도는 5IU/L 이상인 경우에 여아 8세 365일, 남아 9세 365일 미만일 때 호르몬 주사 치료를 시작해야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서정열 원장은 “성조숙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 이후 성조숙증 환아가 부쩍 늘어났는데 환경호르몬에 노출되고 운동량이 부족해지면서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비만, 과체중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성조숙증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아이들이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서 원장은 “남들보다 성장이 빠른 편이라고 안심했다가 뒤늦게 성조숙증으로 인한 조기 성장임을 알게 돼 속상해 하는 아이와 부모가 많다”며 “아이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여 조기에 성조숙증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한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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