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장 '매의 발톱' 드러내자…대형·성장株는 조심조심

美 연준 "빠른 긴축 필요시 인상 속도"
금융업계,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

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일 매파(통화긴축) 발언을 던지자 당분간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21~22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진 대형주, 성장주들의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니 중소형주로 방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3월 FOMC 회의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하지만 전체 자료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고 나타낸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도 파월 의장은 미국의 최종적인 금리가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연준이 이번 달 FOMC에서 빅스텝(금리 0.5%p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를 통해 최종 금리를 5.1%로 제시했지만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은 이보다 더 높일 것이라는 의지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이달 FOMC 정례회의에서 0.5%p 금리 인상 가능성은 69.0%로 전날(31.4%)보다 대폭 상승됐다. 또 5월과 6월 FOMC에서도 각각 0.25%p씩 금리를 인상해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5.5~5.75%가 될 것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5~4.75%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파월의 발언은 올해 들어 0.25%p로 인상폭을 낮춤에 일부 안도하던 주식 투자자들에게 악재로 다가왔다”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선전으로 추가 하락이 제한됐지만 일부 종목에 한정된 지엽적인 상승이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이번 달이 선물옵션 동기만기일인 만큼 장중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FOMC 전까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니 최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성장주에 대한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리 상승 여파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시장에서 승리하는 조건은 수익이지만 참가하는 조건은 잔고의 유무”라며 “시장의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포지션을 정리하고 쉬는 것 또한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연초 증시 반등을 이끈 대형주들이 증시 조정과정에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및 연준 긴축을 둘러싼 매크로 상 불확실한 환경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증시 조정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면서 “기간조정 국면 속에서 업종 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1월 이후 기간 조정 국면에 들어갔던 중국 리오프닝주, 가치주들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저평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 부근에 도달했다”며 “밸류에이션 저평가 현상을 진입 기회로 보는 역투자전략 및 가치투자가를 자극할만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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