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은의 가가호호] 부동산 데이터의 함정…착시 현상을 경계해야

산업부 송정은 기자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3월 1주(3월 6일 기준)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눈에 띄는 데이터가 하나 있었다. 여전한 집값 마이너스의 향연 속에 서울 송파구가 10개월여 만에 상승세(전주 대비 0.03%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강남3구에 속하는 송파구의 입지와 도시정비사업수요 등을 고려하면, 요즘 같은 부동산 하락장 속에서 언제든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이 이상할 것 없는 지역이지만, 여러 언론들은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송파구 상승 전환’을 기사 키워드로 삼았다. 

 

 그런데 같은 날 발표된 KB부동산의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긴 걸까.

 

 사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관련 통계와 민간 통계 간의 차이는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수장이 지난 2년 간 두 차례나 국감장에 불려가서 통계 정확성에 대한 질타를 받기도 했고, 학계에서도 통계 데이터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분주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주택학회 등이 공동 주최한 ‘주택가격지수 특성 비교와 개선방향’이라는 세미나에서 황관석 국토연구원 박사는 “국가승인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는 전체 주택유형을 포괄하기 위해 호가보다는 실거래 가격정보를 조사한다”며 “다만 주간과 월간 표본차이도 존재하고, 실거래가 정보 부족으로 과거지향적 평가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호가의 반영 여부에 따라 위와 같은 송파구의 상승세 전환, 혹은 하락세 유지라는 데이터 해석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당 세미나에서 황 박사는 “주태가격 체감력 상승을 위해 인근 단지 실거래 가격 정보를 활용한 거래사례 비교법을 적용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실용적 지적을 참고하거나, 혹은 한국부동산원에 일정부분 독립적 기능을 부여하는 등 체감지수가 높고 더 정확한 부동산 통계 데이터 산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은 계속 강구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부동산 통계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어떤 자세와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통계에 의한 착시 현상을 경계해야한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달 대비 0.81% 올랐는데, 당시 전국 평균 아파트실거래가지수는 전달 대비 0.79% 하락한 상태였다. 이는 서울에서도 송파, 노원, 강동구 등 낙폭 과대 지역 거래가 급증하면서 생긴 (이외 지역 거래는 미미) 일종의 ‘평균의 함정’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거래가지수는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시장 흐름을 잘 반영한 것이지만 통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시세 이하 급매물이 팔린 것 뿐”이라며 “거래가격은 시세보다 낮아 오히려 시세 통계에서는 하락한 것 처럼 보일 수 있다. 즉 실제 상승반전이 있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부동산 불경기에는 불확실한 전망 데이터에만 매몰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변수를 살피고 고려하는 신중한 분석을 할 필요도 있다. 

 

 박 위원은 “고금리 태풍이 불면서 단기간에 빠른 급락이 찾아오다보니 그만큼 반등도 빨라지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여러 전망이 존재하지만,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이슈나 PF 부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또 다시 출렁거릴 것이다. 곧바로 상승랠리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겸허히 경청하는 오픈 마인드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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