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증권사 IPO 성적표…중소형 '약진' 대형 '주춤'

DB·IBK·신영·한화 등 주관 실적
전통강자 KB·삼성·NH는 부진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중소형 증권사들이 IPO(기업공개) 주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반면 IPO 강자인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올 초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해 대형 증권사들의 존재감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IPO 주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인프라의 대표 주관을 맡았다. 바이오인프라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일반 청약에서 1조7655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IBK투자증권은 이노진의 이전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노진은 기관 경쟁률과 일반 청약 경쟁률을 각각 1603대 1, 1643대 1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신영증권은 지난 7일 상장한 자람테크놀로지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자람테크놀로지 역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17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밴드 상단을 초과한 2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티이엠씨 상장으로 2년 만에 IPO를 주관했다. 단독 주관에 성공한 것은 2015년 디딤 이후 8년 만이다. 3년 만에 상장 주관에 나선 현대차증권은 한주라이트메탈의 공동 주관을 맡아 역량을 입증했다. 당초 지난해 12월 상장 예정이었던 한주라이트메탈은 시장침체 등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지만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각각 999대 1, 565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IPO 상장을 계획 중인 중소형 증권사들도 다수다. 하이투자증권은 가구 마감재 제조업체인 진영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2021년 이노뎁 이후 약 2년 만이다. 진영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4월부터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보증권도 약 3년여 만에 토마토시스템으로 상장 주관에 나선다.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SK증권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IPO를 주관한다.

 

 반면 IPO 강자로 꼽히던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컬리와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오아시스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지만 연이은 상장 철회로 실적을 쌓지 못했다. 다만 하나증권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공모 일정을 앞두고 있다.

 

 또 하나증권은 유정용 강관 제조사인 ‘넥스틸’ 상장을 하반기 목표로 삼고 있다. 연내 IPO에 성공하면 하나증권은 2016년 9월 LS전선아시아 후 약 7년 만에 코스피 상장 주관 실적을 올리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으면서 상장을 철회한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발생해 대형 증권사들의 IPO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이 경우 증권사 간 상장 주관 실적 순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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