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만남]마리킴 아이돌(Eyedoll) 메타버스로 만난다...“아바타도 예뻐야 성공해요"

 

세계적인 아티스트 마리킴의 작품 세계를 메타버스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마리킴은 눈이 큰 인형, ‘아이돌(Eyedoll)’ 시리즈 연작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명성의 미술가다. 

 마리킴의 작품들은 여자아이들이 즐기는 인형 옷 갈아입히기와 만화적인 그림 그리기 놀이가 원형이다.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를 즐겼던 소녀는 고교 졸업 후 호주로 유학을 떠나 멀티미디어를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크리에이티브 미디어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서울로 돌아와 싸이월드와 블로그에 매일 하나씩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 마리킴의 작품은 이 입소문이 나며 국내 유명 갤러리 관계자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전업작가의 길이 열렸다. 양현석 YG 대표의 눈에 띄며 지난 2012년 그룹 2NE1의 앨범 아트웍과 뮤직비디오 <Hate you>를 연출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독특한 감성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글로벌 미술계의 주목을 받게 됐고 세계적인 부호들이 앞다퉈 마리킴의 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눈이 큰 인형의 가격은  수 억원대,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했다. 

 

 마리킴은 패션업계에서도 유명인사다. 코오롱FnC의 슈즈브랜드 ‘슈콤마보니’, ‘유니클로’ 등 다양한 브랜드들의 한정판(Limited edition) 아트워크와 협업을 했고  ‘샤넬백 든 공주’ 시리즈같은 작품으로 명품 브랜드를 재해석 했다. ‘아이돌’ 시리즈를 녹여낸 패션 브랜드 마리마리(MARIMARI)를 론칭하기도 했다. 

 

 태생부터 디지털 친화적이던 마리킴의 행보는 급격한 기술의 발달과 함께 확장을 거듭했다. 지난 2021년 국내 화가 중 최초로 NFT(대체불가토큰)를 발매해 6억 원에 낙찰시켜 화제를 모았다. 최근 마리킴은 메타버스 전문기업 ‘코코네’와 손잡고 아바타를 활용한 메타버스 서비스 ‘센테니얼(Centennial)’을 만드는 프로듀서로 변신했다.

 

 코코네는 아바타와 패션을 결합한 CCP(Character Coordinating Play·캐릭터 꾸미기) 사업을 펼치는 회사다. 코코네와 마리킴은 ‘센테니얼’을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파리 블록체인 위크(PBW)를 통해 전 세계에 최초 공개했다.

센테니얼은 이용자들이 메타버스상의 근미래 도시 센테니얼에서 아바타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을 즐기는 모바일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분신인 아바타의 외모와 스타일, 주거 환경, 애완동물과 유사한 알터이고(alter-ego) 등을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꾸밀 수 있고, 여러가지 커뮤니티 활동과 이벤트를 통해 코인을 획득, 아이템과 부동산을 거래하는 경제활동을 할 수도 있다.

  마리킴은 ‘센테니얼’ 프로젝트의 오리지널 캐릭터와 세계관을 제공하고, 아트 디렉터를 맡아 디자인 파트를 지휘한다.   

 ‘센테니얼’ 서비스의 기획과 개발은 코코네의 한국 법인인 코코네M이 맡고, 코코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로 유통될 계획이다.

 

 완연한 봄이 찾아오던 저녁, 서울 이촌동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마리킴을 만났다. 파리에서 열리는 박람회 참가 직전이었다. 

 

-마리킴과 코코네는 어떻게 만났나요.

 

“2년전에 콜라보를 했어요. 코코네가 만든 메타버스 공간에 숍인숍 개념으로 들어갔죠. 코코네라는 회사는 개인적 친분으로 알던 회사에요. 캐릭터가 있는 작품과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결과도 좋았죠. 수익으로도 잘 연결됐다는 이야기를 코코네 관계자에게 들었어요.”

 

-디지털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이 익숙해 보입니다.

 

 “WEB3 기반 아바타에 대한 이야기, NFT를 대량으로 발매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바타와 메타버스를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획안을 만들어서 드렸죠. 저는 파인아트를 공부한 것도 아니고 전통적이 미술시장에 속해있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다양한 것을 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센테니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특별한 지향점이 있다면. 

 

 "파인아트적인 실험이죠. ‘옷갈아입히기’는 작업의 확장이에요. 이번에 선보이는 프로젝트는 마리킴 코코네, 센테니얼 유저가 함께하는 3각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예술에는 작가 개인의 스토리와 시대정신을 담아야 해요. 브랜드와 컬레버레이션은 이를 위한 가장 초보적인 단계입니다. 제가 파리에 가는 이유죠. 많이 알려지는 것이 아티스트의 힘입니다. 모나리자를 보세요. 실제로 보면 사이즈도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힘이 있는거죠.”

 

-센테니얼의 경쟁자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없습니다. 굳이 경쟁자를 말하자면...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운영사) 정도 아닐까요(웃음). 큰 무브먼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새로운 캔버스에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요."   

 

-"여기까지 오는데 우연은 한 줄도 없었어"라는 드라마 대사가 화제입니다. 마리킴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학을 갔고 대학, 대학원 시절에는 게임에 진심이었습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소질도 있어요. 포켓몬고 붐일때 유튜버 대도서관을 만났는데 제가 더 레벨이 높았어요. 요즘은 라그나로크를 해봤는데 제가 방향치라 힘들었어요. 허허벌판이라 어렵더라구요."

 

-작품에서 서브컬처적인 속성도 보입니다. 

 

 "서브컬처를 완전 좋아합니다. 데이빗 린치 영화도 많이 봤고 스텐리 큐브릭 영화에 나오는 쌍동이 같은 것은 초반에 그렸던 그림에도 영향을 줬죠. 이게 센테니얼에도 들어갑니다. 제가 공포 마니아에요. 왜 공포영화에는 어린아이들이 등장하나 논문도 썼죠. 오멘, 엑소시스같은 미국 영화를 즐겨봤는데 그 안에는 어린아이들이 어른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부분이 있어요.”

 

-본인이 아티스트라고 자각한 것은 언제인가요.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내가 아티스트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블로그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죠. 그러다 2008년 아이돌이라는 책을 냈어요. 그때는 파인아트 타겟은 아니었지만요. 여기에 카테고리가 있어요. 이번 센테니얼에는 그 그림들의 확장판, 더 많은 내용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2014년부터 여러 나라에서 전시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제 팬이 많은 미국, 영국쪽에서 반응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센테니얼에 선보이는 아바타는 기존 타 서비스의 아바타와 뭐가 다를까요. 

 

 "아바타는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것인데 예뻐야 성공합니다. 눈은 영혼의 통로에요. 눈이 큰 인형이라는 제 작품의 특징이 담긴 아바타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을 것입니다."

 

전경우 기자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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