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짐싸나"…잦은 조직개편에 피로감 쌓이는 금감원 직원들

이복현 원장 취임 후 수시인사 포함 3번 개편
인력 분산으로 인한 전문성·인재유출 우려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2번째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인력 분산으로 인한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서장 수시 인사까지 총 3번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부 직원들도 업무 부담감으로 인한 피로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 30일 ‘불공정 거래 조사 역량 강화 방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관련 조사 인력을 대폭 늘리고 특별조사팀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기획조사국·자본시장조사국·특별조사국 체제를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해 부서간 업무 칸막이를 없애고 조사부서 인력을 현 70명에서 95명으로 충원할 예정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기존의 기획조사국은 제보·기획사건, 자본시장국은 거래소 사건, 특별조사국은 테마주·국제 등 특징적 사건을 맡아왔으나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해 부서 간 사건 구분을 없애고 업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금감원은 조사기획팀 2곳을 조사팀으로 전환하고 충원 인력을 조사팀에 배치해 실제 조사전담 인력을 현 45명에서 69명으로 1.5배 이상 증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본시장조사국 등에 인력이 흩어지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은 “어느 부서에서 인력을 재배치할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 당장 조사 인력을 늘릴 수 없기에 자본시장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조정할 것”이라며 “신규 인력 충원이나 경력·교환 배치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실무적 논의를 거쳐 조정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게다가 이 원장이 취임한 후 수시 인사까지 합쳐 총 3번의 인사가 나자 내부에서도 업무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조직개편과 함께 부서장 인사가 진행되면 약 1년 동안 무려 3번의 부서장 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원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지난해 8월 부서장 40명을 교체하는 수시인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말에는 부서장 56명을 변경하는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 반년마다 이뤄진 부서장 대규모 교체의 후폭풍은 직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 금감원 직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를 통해 이 원장에게 ‘공포정치를 그만하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 오면서 내부 직원들도 바짝 긴장하며 업무에 임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잦은 인사로 피로감이 쌓인 것도 사실이다. 최근 경력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직원들의 업무 환경이 보다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