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빙하기 속에서도 ‘딥 테크(Deep Tech)’ 기반의 K스타트업이 연이어 신규 투자를 이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딥 테크는 미국 벤처투자업계에서 만들어진 용어로 공학, 과학 연구, 개발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스타트업을 일컫는다. 딥 테크 스타트업은 기술에 대한 특허나 독보적인 성과를 갖고 있어 일반적인 서비스 스타트업처럼 모방이 쉽지 않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은 민간 기업과 정부의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마크앤컴퍼니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내에 국내 스타트업 중 184곳이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들이 신규 투자를 이끌어낼 때까지 가장 주요했던 키워드가 바로 ‘딥테크’이다.
특히 지난 9일 방한한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CEO가 한국의 딥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고, 이에 정부와 구글플레이가 함께 진행하는 국내 스타트업 지원 ‘창구 프로그램’에 오픈AI가 참여하는 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5일 향후 5년간 딥테크 스타트업에 16억 달러를 집중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토큰증권(STO), AI, 미래 모빌리티 등 딥테크 업계 유망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 등에서 활기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블루칩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
금융당국의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로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되면서 증권사들은 적극적으로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토큰증권 거래에는 블록체인 분산 원장 기술이 활용되는 만큼, 관련 기술을 가진 조각투자 기업들이 증권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 중 ‘테사(TESSA)’는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검증된 블루칩 작가의 작품에 소액으로 조각투자 할 수 있는 블루칩 아트테크 플랫폼이다. 뱅크시, 데이비드 호크니 등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사랑받는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취급하며 차별화에 나서,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국내 미술품 조각투자업계에서 최다 회원 수 13만 명을 모았다.
특히 테사는 2019년 설립 당시 중소기업청에서 선정한 ‘프리팁스(Pre-TIPS) 기술개발 지원사업 기업’에도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5월 중기부와 구글플레이의 ‘창구 프로그램’ 4기에 선정됐다. 창구 프로그램은 국내 앱 및 게임 개발사의 콘텐츠 고도화와 글로벌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까다로운 선발 과정 탓에 해당 프로그램에 선발된 스타트업은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 글로벌 진출 가능성까지 입증했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테사는 키움증권에 이어, 지난해 투자 빙하기 속에서도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교보증권의 투자 주도하에 전략적 투자 유치에 성공해 누적 투자금 121억 원을 기록했다.
▲AI 포털 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
오픈AI의 챗G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샘 알트만 CEO의 방한까지 더해져 AI 스타트업을 향한 관심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AI 포털 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이하 뤼튼)’은 국내 생성 인공지능 분야에서 각광받는 스타트업이다.
GPT-4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자체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포털 서비스 ‘뤼튼(Wrtn) 2.0’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6일 업계에 따르면, 뤼튼은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뤼튼의 누적 총 투자금 규모는 190억원이다. 뤼튼은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7개월 여 만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며 생성 AI 스타트업 중 독보적인 선두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기반 구축 나서는 '파블로항공'
국내 벤처 투자 규모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IPO 시장의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딥테크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은 투자 유치를 넘어 내년 IPO를 목표로 준비 절차에 나서고 있다.
UAM 통합관제 및 모빌리티 배송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은 약 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드론 배송과 UAM 상용화는 미래 스마트 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파블로항공은 독자 개발한 무인모빌리티 통합 관제시스템 ‘팜넷’(PAMNet)과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K-UAM(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을 구축하려는 목표다. 파블로항공은 내년 IPO를 위해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프리IPO를 비롯한 준비에 착수했는데, 상장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는 최대 4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