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히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수동적’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미리 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운동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하지만 운동을 하다 보면 큰 외상을 당하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통증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라이딩‧러닝 후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발생할 경우 장경인대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장경인대는 엉덩이뼈(장골)에서 기원하는 대퇴근막장근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무릎 근처에서 길고 두꺼운 대퇴근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허벅지부터 무릎 바깥쪽을 손으로 만졌을 때 허리띠같이 단단하게 만져지는 것이 ‘장경인대’다. 이는 고관절이 안팎으로 움직이는 것을 도와주고, 무릎의 외측 안정성을 도모하며, 무릎의 중심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역할을 하는 장경인대는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에서 무릎 관절 위쪽 뼈인 대퇴골의 외상과 부위에서 마찰이 일어난다. 보통 장경인대 아래에 있는 윤활낭이 마찰을 줄여주지만, 반복된 동작으로 한계 지점이 넘어가면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장경인대증후군 또는 장경인대 마찰증후군이라 한다.
장경인대증후군은 무릎 바깥쪽으로 묵직하고 욱신거리는 듯한 느낌의 통증이 나타나며, 해당 부위가 붓고 압통이 발생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내리막에서 통증이 심해지며, 운동 후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할 때 찌릿한 통증이 지속되고, 때로는 해당 동작에서 마찰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무릎을 20~30도가량 구부릴 때 마찰이 가장 크게 일어나기에 라이딩‧러닝과 같이 반복적으로 무릎을 굽혔다 펴는 사람에게 이러한 증상이 호발된다.
일반적으로 2~3주가량 휴식을 취하며 얼음찜질을 하면 염증과 부기가 가라앉는다. 휴식을 통해 장경인대의 긴장도가 줄어들면서 무릎과 부딪히는 강도가 감소하여 자연스럽게 호전되기 때문이다. 이때 무리한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퇴근막장근과 대둔근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장경인대의 긴장도를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휴식을 취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장경인대증후군은 대부분 진통소염제의 약물 복용과 스테로이드 등의 소염진통주사, 물리치료 등의 보존치료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방치로 병이 심해지면 드물게 염증 부위의 물혹이나 활액막 등을 제거하거나 장경인대의 길이를 늘려 마찰력을 줄이는 등의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강백 제일정형외과병원 K-관절센터 원장은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부종이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을 권한다”며 “무릎 외측의 통증은 장경인대증후군 외에도 무릎 외측 연골판 파열, 허리디스크 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어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