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기둥과 다름없는 중요한 조직이다. 평생 온 몸의 균형을 잡고 지탱하며 혹사된 척추는 자연스러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크고 작은 질환이 생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중에 특별히 외상을 입은 적이 없어도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뿐 아니다. 척추 건강은 평상시 생활습관이나 자세, 직업 등 여러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이른 나이에 허리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허리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형외과를 찾아 원인을 알아봐야 한다.
다양한 척추질환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질환은 단연 허리디스크다. 허리디스크란 요추 추간판 탈출증을 의미한다. 척추 뼈 사이에는 디스크(추간판)라는 조직이 있어 허리의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게 해주며 뼈를 보호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디스크는 외부에 단단한 섬유륜이 있고 내부에 부드러운 수핵이 자리잡은 형태인데 외부에서 강한 충격을 받거나 잘못된 자세, 습관으로 인해 디스크의 일부에 장시간 압박이 가해지면 섬유륜이 파열되면서 수핵이 이탈하게 된다. 튀어나간 수핵이 신경을 누르면서 염증,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허리디스크다.
허리를 지나가는 신경은 엉덩이, 다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허리디스크가 생기면 허리통증 외에도 다리나 엉치가 저리고 아픈 하지방사통이 생기게 된다. 초기에는 디스크의 파열이 그리 심하지 않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통증이 생겼다 사라지지만 수핵이 본격적으로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신경이 너무 많이 눌리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근력이 약화되거나 심지어 성기능 장애, 하지마비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생기기 전, 초기 단계에 발견하여 척추 건강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허리 수술을 피하고 척추 상태를 최대한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척추 건강이 나빠지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이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허리통증의 원인을 신속하게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 다행히 허리디스크 환자 10명 중 8명 가량은 수술 없이 비수술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생활습관을 개선하기만 하더라도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강경운 더바른정형외과 대표원장은 “초기 허리디스크는 도수치료나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비수술치료의 효과가 큰 편”이라며 “마취나 절개, 출혈의 위험 없이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개선할 수 있으며 통증이 사라진 상태에서 꾸준히 재활운동 치료를 진행하여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면 척추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오랜 시간에 걸쳐 허리 건강이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비수술치료로 통증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신경차단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수영상장치를 이용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부위를 직접 살펴보며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허리통증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강 대표원장은 “통증이 사라졌다 해서 허리디스크 자체가 완치된 것은 아니다”며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행위, 예컨대 무거운 짐을 허리를 굽혀 들어 올리거나 등받이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는 자세 등을 피해야 허리통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