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당 2억원이 넘는 이른바 ‘슈퍼카’를 향한 한국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대표적인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쉐와 벤틀리, 람보르기니의 한국 판매량이 자동차 강국 일본을 추월했다.
슈퍼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페라리가 지난달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한 몰입형 전시회 ‘우니베르소 페라리(Universo Ferrari)’의 일반인 대상 퍼블릭 티켓은 온라인 판매 개시 1분만에 매진됐다.
슈퍼카를 향한 한국인의 사랑이 이어지자 글로벌 브랜드도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한국 내 슈퍼카 인기에 대해 리스 형태의 법인 구매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종식 이후 늘어난 보복소비 등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일본자동차수입협회(JAIA) 자료에 따르면 포르쉐는 올해 1~6월 국내에서 622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32.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일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4277대가 팔렸다.
포르쉐는 2020년부터 국내 판매량이 일본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연간 기준 2020년 포르쉐 판매량은 7779대, 일본은 7284대다. 이듬해인 2021년 국내 판매량은 8431대(전년대비 8.38% 증가), 일본 판매량은 7009대(전년대비 3.77% 감소)로 나타났다. 작년에도 한국에서 포르쉐가 더 많이 팔렸다.
지난해 한국 8963대, 일본이 7193대로 격차가 1770대까지 벌어졌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한국 진출 17년 만에 처음으로 ‘1만대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1조20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61억원이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판매량도 일본을 제쳤다. 벤틀리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386대가 팔리며 일본 판매량인 287대를 넘어섰다. 벤틀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775대를 판매해 일본(651대)을 제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롤스로이스와 제너럴모터스(GM)의 브랜드 캐딜락도 한국에서 더 많이 판매됐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심리와 법인 리스 계약 증가 등으로 국내 판매량이 1~2년 사이 많이 늘어났다”며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우니베르소 페라리 전시회 참석차 내한한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페라리만의 특별한 전시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이 고객과 팬분들께서 보내주신 열정과 지원에 감사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3월 내한한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 회장 겸 CEO도 “중장기적인 잠재적 성장 전망은 탄탄하다”고 말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방한한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CEO도 “한국은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정신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성장도 빨라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