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승계구도에 변동이 생기는 모양새다. 서민정(32)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의 휴직이 불러온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담당의 돌연 휴직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 담당은 7월부터 1년간 의원휴직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개인 사유로 사내 절차에 따라 휴직한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휴직이 알려진 후 아모레퍼시픽가의 지분 이동에 관심이 쏠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 담당은 지난 6월 서경배과학재단에 이니스프리 지분 9.5%를 기부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이니스프리 2대 주주(18.18%)에서 3대 주주(8.68%)로 밀려났다. 지난해 9월에는 계열사 에뛰드, 에스쁘아 지분도 각 19.5%씩 감자 과정에서 모두 소각했다.

서 담당은 그간 그룹 승계와 관련해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다. 3월말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66%를 보유한 것으로 공시됐다. 비상장 계열사인 이니스프리 지분도 8.68% 보유하고 있다. 외가인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 지분도 0.3% 갖고 있다. 서 담당은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외손녀다.
서 담당은 그간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왔다. 미국 코넬대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고 같은 해 6월 퇴사했다. 이후 중국 장강상학원(CKGSB)에 입학해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이론 등을 공부했으며 중국 징동닷컴에서도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에 과장급으로 재입사해 최근까지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에서 근무했다.
서 담당의 휴직 후 승계구도에 등장한 이는 서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다. 그는 1995년생으로 아직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인물로 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67만200주와 우선주 172만8000주를 서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다. 보통주와 우선주 총 240만주는 지분율 2.5%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이 0.16%에서 2.63%로 증가했고 이는 언니가 보유한 지분(2.66%)과 비슷한 비중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