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클린스만 유감,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의 세금 전술

최근 몇 주간 대한민국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논란은 단연코 클린스만 감독의 랜선 지휘가 아닐까 한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가히 황금세대라고 할 만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팀을 이끄는 수장이 대한민국에 상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많은 축구팬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클린스만의 업무 태만을 지적하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염려와는 별개로 클린스만이 한국에서 상주하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세금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거주지국 과세원칙을 적용하는 우리나라 소득세법상 최종 과세지를 결정하는 거주지 판단에서 실제 대한민국에 거주한 기간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국내세법상 거주자의 판단 기준을 보면 소득세법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정의 하고 있으며, 국내에 주소를 두었는지 아닌지는 주민등록법상의 주소가 아닌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인 사실에 따라 판정한다고 하고, 예시를 규정하고 있다.

 

거주자로 보는 예시는,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하는 것을 통상 필요로하는 직업을 가진 때와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를 들고 있다.

 

비거주자로 보는 예시는,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외에 거주하는 것을 통상 필요로하는 직업을 가진 때와 외국 국적 또는 영주권자가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고,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재차 입국하여 주로 국내에 거주하리라고 인정할 수 없을 때를 들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거주자, 비거주자 판단을 어렵게 하는 예시규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소득세법상 1년간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2023년도 현재 비거주자로서의 납세의무만을 부담할 가능성이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 외국인 비거주자의 사업소득(연예인 체육인소득) 규정을 적용받아 그 소득을 지급하는 자인 대한축구협회가 소득을 지급 시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액만을 원천징수하여 국세청에 납부하게 되고, 이로써 납세의무는 종결되는 제한적인 납세의무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본인의 거주지국인 미국 또는 독일에서 확정 신고를 하게 되고 한국에서 납부한 세금에 대하여는 이중과세를 조정하여 차액만큼의 세액을 본인의 거주지국에 납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혹자는 클린스만이 세금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이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고, 결국은 본인의 거주지국에서 차액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얘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 벤투등 외국인 국가대표 감독들의 세금납부 과정을 본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매우 잘못된 말임을 알 수 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거주자로 판정이 되면 내국인과는 달리 외국인 영구거주자와 외국인 비영구거주자로 나뉘어 각기 다른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외국인 비영구 거주자란 해당 과세기간 종료일 10년 전부터 국내에 주소나 거소르 둔 기간의 합계가 5년 이하인 외국인 거주자를 말하며, 외국인 영구거주자는 외국인 비영구 거주자가 아닌 이를 말한다. 

 

과거 벤투등의 외국인 감독들은 통상적으로 외국인 비영구거주자 규정을 적용받아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무제한 납세의무를, 국외에서 발생한 소득의 경우 국내에서 지급되거나  국내로 송금된 소득에 대해서 합산 과세를 하는 국외소득 제한납세의무를 부담했다. 

 

즉,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벌어들인 소득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발생한 CF 등의 소득, 혹시라도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한국으로 송금이 되었다면 그 소득까지도 합산하여 최종적으로 종합소득세 합산 신고를 하여 최대 49.5%(지방세 포함)의 세금을 대한민국에 납부했던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랜선 지휘가 이런 세금 문제까지 감안하고 행하여지는 일이라고는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의도야 어찌 됐건, 결과론적으로 거주자로서의 납세의무가 회피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팬이자 조세전문가로서,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가지는 공익성과 위치의 무게를 인지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거 외국인 감독들이 해왔던 바와 같이, 한국에 상주하고, 납세의무를 다 하면서,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기를 기대한다.

 

/방준영 세무회계 여솔 대표세무사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