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하는 기업 중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가장 큰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경영 공백’ 위기에 빠졌다. 임기가 한 달 남은 유광열 사장은 “나는 권한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선 가운데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서울보증보험지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울보증보험 사장 선임절차 진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보증보험지부는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기타 사유로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체없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의 이사회 내 위원회 규정에 따라 신임사장 선임절차를 즉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임추위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며 “대표이사를 결정하는 사안이 시기에 맞게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기업 경영과 의사결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이달 19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마감하고, 25~2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 나선다.
이번 상장은 예금보험공사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보증보험에 약 10조2500억원을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가 목적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최대주주인 예보에 2027년 말까지 약 6조원의 공적자금을 갚아야 한다. 또한 배당 성향은 50%를 웃돌아 높은 편이지만 상장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과 고평가 등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김응철 서울보증보험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절차대로 사장 임기 내 마무리하려면 이사회에서 새로운 사장 추천을 위한 임추위가 열려야 되는데 지난 17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사장 선임을 위한 안건조차 올리지 않았다”면서 “유광열 사장은 ‘다음 달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나는 아무 권한이 없다. 연장되더라도 소극적으로 경영할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사장 선임이 지연된다면 유광열 사장이 대행을 맡게 된다. 이와 더불어 올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본사 임원도 6명에 달한다. 회사는 전문화된 영역이 많은 곳이라 전문성을 떨어지고 경영 공백의 틈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김 부위원장은 “임원들의 빈자리는 기존 임원들이 겸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나, 상장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기에 임원까지 돌려막기로 일을 하게 되는 식이라면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중소기업과 서민의 보증을 공급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노조 측은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지만, 다음 달 사장 선임 절차는 무리없이 잘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