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영의 유통시그널] 고물가 시대, 커피 시장도 바꿨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는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는 더 값싸고 가치있는 소비를 시작했고, 이는 커피 시장의 판도까지 바꿔놓았다.

 

 지난해 국내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인 152잔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3조1717억원으로 2018년 기준 2조5729억원보다 약 23% 성장했다.

 

 그런데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에겐 커피도 예외가 아니다. 19일 NH농협카드는 8개의 커피전문점의 소비 트렌드를 발표했다.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 매머드커피를 저가커피 가맹점으로, 스타벅스, 할리스,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를 일반 가맹점으로 분류해 매출액·가맹점수·이용연령대·이용건수 등을 살펴봤다. 커피 소비자의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최근 2년간 커피 프랜차이즈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 가맹점보다 저가 커피 가맹점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고물가에도 꾸준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일반 가맹점보다 저가 커피 브랜드를 찾은 소비자가 많아졌다. 지난해 기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반면 일반 가맹점은 9% 성장에 그쳤다. 이용건수도 저가 커피는 35%, 일반 가맹점은 5%의 증가세를 보였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매출 비중 역시 크게 높아졌다. 2022년 1월 23% 수준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37%로 증가해 약 2년 동안 14%p 높아졌다. 가맹점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전년 대비 29% 증가해 6654개에 달했다. 저가 커피 소비 고객의 주연령층은 20대~40대로 총 61%의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전년 대비 10대는 41%, 50대는 43%, 60대 이상은 59%가량 이용 증가율을 보였다.

 

 아메리카노 기준 메가커피 가격이 2000원, 컴포즈커피가 1500원이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의 선호가 저가 쏠릴 수밖에 없다. 메가MGC커피에 따르면 지난해 약 12개월 동안 전국 2700여개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만 약 1억7000잔이 팔렸다. 컴포즈커피도 약 11개월간 판매량 1억5000잔을 돌파했다.

 

 저가 커피가 ‘주류 문화’가 되자 각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22년 손흥민을 브랜드 전속 모델로 발탁한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9월 걸그룹 있지(ITZY)를 모델로 추가 기용해 투트랙 마케팅을 시작했다. 경쟁사 컴포즈커피는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를 파격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입대 이후 공개된 광고 영상에 반응은 더 뜨거웠다. 컴포즈커피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유자티’를 꼽은 영상이 공개되자 이후 이틀간 유자티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72% 증가했다.

 

이달 기준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의 가맹점 수는 각각 2804, 2480곳이다. 메가커피의 경우 2017년 187곳으로 출발해 2020년 1000곳을 돌파해 급속도로 점포 수가 증가했다.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이 좋은 저가 커피가 학생 및 노년층에게도 인기를 끌어 앞으로 전 연령층에서 저가 커피를 즐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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