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談談한 만남] 맹수석 “정부·공공기관이 중재 확산 앞장서야”

정부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 중기 생존 위협 요소
"상생 생태계 구축 위해 정부·지자체 중재 도입 확대해야"

맹수석 대한상사중재원장이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맹수석 대한상사중재원장은 주요 경제 주체들이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많은 분쟁을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상황을 두고 인터뷰 내내 안타까워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영세한 소상공인에 대한 공공 영역의 소송 남발은 상생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재 제도를 통해 분쟁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적 여건 조성이 시급한데, 이 과정에서 공공 영역의 역할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맹 원장은 “갈등이 생길 때 법원을 통해서만 해결하려는 방식은 시일도 오래 걸리는 데다 분쟁 당사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공공조달시장에서 정부의 중재 제도 활성화는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한 해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200조원에 육박하는데, 계약 이행 지체, 불완전 이행 등의 상황에서 정부가 무조건 소송을 제기하기보다는 중재를 활용해 합리적으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게 맹 원장의 지론이다. 이는 국가계약법 및 지방계약법의 취지와도 부합하다. 실제로 중재는 재판 대비 화해성사율과 승복률도 높다.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중재인 앞에서 충분히 진술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맹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직원 몇 명이 영업·구매·노무·인사·판매 등 주요 업무를 맡는 영세한 조달기업 및 협력회사의 경우 정부가 제기하는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공공 영역의 소송 남발은 사회적 비용을 늘려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소송 기간이 장기화하면 조달기업으로선 경영 환경에 전념할 수 없게 돼버린다고 맹 원장은 안타까워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모범사례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민간 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를 개정하면서 건설 분쟁 발생 시 계약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조정 또는 중재를 택하도록 했다. 강제성이 없다는 한계는 있지만 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상당한 발전이라고 맹 원장은 설명했다. 충북개발공사는 지역제한 대상계약 중 10억원 미만의 계약 건에 대해선 중재를 활용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맹 원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및 공기업 등이 모범을 보여야 중재 제도가 일반 기업이나 국민에게까지 확산하지 않겠냐”면서 “소송에 따른 영세 기업의 경영 애로 완화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재판 부담 경감을 위해서라도 공공 영역이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 제도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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