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줄줄이 희망 공모가격 밴드를 웃도는 등 높은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기업들에 시선이 쏠린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엔 HD현대마린솔루션, 케이뱅크 등 조(兆) 단위 대어가 줄줄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선·해양산업 분야 솔루션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이 다음달 9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희망 공모가액 밴드는 7만3300원에서 8만3400원이며, 이번 공모의 모집총액은 6523억~7423억원이다. 공모 희망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2582억원에서 3조7071억원이다.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자로부터 청약을 받는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UBS, JP모간이며 공동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다.
이달 중 중소형 기업들도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차전지 믹싱 장비기업 제일엠앤에스는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KB증권을 통해, 바이오신약 개발기업 디앤디파마텍은 22일부터 이틀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 밖에 배터리 진단기업 민테크와 초소형 이차전지 제조기업 코칩은 각각 오는 23일과 24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접수한다.
금융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에선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케이뱅크가 시선을 끈다. 토스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작업을 위한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IPO 준비에 돌입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700만명에 달하는 등 금융권 내 대표 슈퍼앱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토스의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2021년 2034억원, 2022년 3532억원, 지난해 2162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다. 하지만 영업수익은 2021년 7500억원, 2022년 1조1334억원, 지난해 1조3706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추정 시가총액은 9조원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21일 NH투자증권·KB증권·BofA을 상장주관사로 최종 선정하고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2월 상장 철회 후 두 번째 도전이다. 케이뱅크는 기업 실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시가총액 추정치는 약 6조원 중반대다. 토스에 견줘 시장의 주목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SGI서울보증보험(서울보증)도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 예금보험공사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보유하고 있는 서울보증 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내년 상반기 내 IPO를 통해 매각할 계획이다. 예보는 지난해 10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서울보증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가 당시 미국채 금리 급등 등에 따라 제 가치를 받지 못할 거라 판단하며 상장 추진을 철회했었다.
투자업계에선 커머스 기업들의 상장 추진도 점친다. 컬리는 최근 실적 개선과 함께 상장 재추진이 거론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과거 IPO 추진을 중단했던 SSG닷컴도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상장 재추진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IPO를 접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