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창사 100주년을 맞은 주류기업 하이트진로가 마케팅 강화의 의지를 밝혔다.
지난 9일 취재진과 만난 하이트진로 오성택 마케팅 상무는 ‘100년의 전쟁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지난 시간을 소개하며 “주류 업계 마케팅이 워낙 치열하다. ‘인간성과 자기 헌신’이라는 가치관 아래 이후 출시한 신제품 중에 실패한 제품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이트진로는 100년 동안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로 소주를 생산하던 ‘진천양조상회’에서 출발해 주류·식음료 기업 최초의 100년 기업이 됐다. 광복, IMF, 코로나 팬데믹까지 위기를 겪으면서도 2023년 기준 5.5조의 자산가치를 형성했다.
1998년에 ‘참이슬’을 출시한 하이트진로는 배우 이영애로 ‘소주 최초 여성 모델 기용’이라는 도전에 나섰다. 당시 25도가 주류였던 국내 소주시장에서 23도의 ‘순한 소주’를 안착시켰고,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 전국 M/S(시장점유율) 50%를 달성했다. 2023년까지 누적 387억병을 판매한 참이슬에 이어 2019년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진로’는 주류 마케팅에 새 바람을 불러왔다.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젊은 소비층에 지지를 받았다.

맥주시장에서 오비맥주에 밀리던 하이트진로(조선맥주)는 1993년 ‘하이트’를 출시 4년 차에 M/S 60%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7년 국내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로 또 한 번 메가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2019년 ‘테라’로 맥주시장 경쟁에 다시 한 번 뛰어들었다.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를 팔아치운 테라는 출시 첫 해 목표 대비 267%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2022년 출시된 맥주 신제품만 120여 개. 맥주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며 주류시장은 대위기를 맞았다. 그렇게 내놓은 것이 ‘켈리’다. 2023년 4월 출시한 켈리는 ‘99일 만에 1억병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 맥주 역사상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썼다.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지난 3월 출시한 ‘진로골드’와 5월 출시를 앞둔 증류주 신제품 ‘일품진로 오크25’다. 쌀 100% 증류원액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 한 제품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춰 15.5도로 부드러운 음용감을 준다. 로즈골드 병뚜껑으로 기존 진로와의 차별성을 뒀다. 서울과 부산에서 대규모 팝업스토어 ‘진로골드 판타지아’를 열고 약 10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두꺼비 캐릭터로 각인시킨 진로에 이어 ‘일품진로 오크25’는 가수 이효리와 함께 인지도를 높인다. 배우 공유와 손석구가 각각 테라와 켈리, 가수 아이유가 참이슬 광고 모델로 활동한 데 이은 파격적인 모델 발탁이다. 오 상무는 “현재 화제성 최고의 인물이다. 애주가와 신념 있는 이미지로 20~30대가 가장 선망하는 연예인”이라고 광고 모델 발탁 배경을 전했다. 일품진로 오크25는 목통 숙성 원액 블렌딩을 활용한 프리미엄 소주로 증류주 메인 시장인 ‘25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최근 유통업계 전반의 트렌드가 된 ‘제로 슈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제로 슈거’ 소주의 열량 및 당류가 일반 소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 등의 표시기준(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식품 100㎖당 열량 4k㎈ 미만일 때 무열량, 식품 100g당 또는 100㎖당 당류 0.5g 미만일 때 무당류 강조표시를 사용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참이슬과 진로는 이미 표기법상 당이 0%다. 과거 무학에서 제로 슈거 제품을 출시했으나 큰 효과가 없기도 했다”면서 “‘헬시 프레저(건강한 소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가 트렌드가 되어 마케팅적으로 제로 슈거를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진로골드 역시 제로 슈거는 기본으로 적용, 차별화된 주질과 도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