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들과 잇따라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미국에서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와 만나 미래기술과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CEO를 만났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재시 CEO는 작년 4월 생성형AI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3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AI 기업 앤스로픽에 4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발을 들였다.
이 회장과 마크 저커버그 CEO와의 만남은 11일 이루어졌다. 이 회장은 이날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저커버그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다. 지난 2월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가진 지 4개월만이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인공지능(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10일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도 만남을 가졌다. 이 회장과 아몬 CEO는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퀄컴은 뛰어난 무선 연결성과 고성능을 갖춘 저전력 컴퓨팅과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오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퀄컴은 삼성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했으며, 최근에는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 기간 중에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이 출장을 통해 만든 포괄적 협력에 대한 노력은 이달 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 계획으로 진화하며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