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하는 요즘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갖춘 실버 세대를 중심으로 시니어 라이프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경제적 기반을 갖춘 시니어들은 '노인' 하면 으레 떠올려지는 힘없고 빈곤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펼친다는 의미로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우리 사회의 큰 소비주체로 떠오른 지 오래로, 넉넉한 자산과 시간은 물론 자신에 대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의 실버 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이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기업들도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고자 시니어층 공략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상당수가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지닌 중년층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해당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그 '품격'마저도 남다르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경제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들은 실제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자산이 가장 많은 연령대이기도 한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봤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커뮤니티 문화다. 여유 있는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모이고 소통하며 즐기는 문화가 점차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커뮤니티로 지냄의 ‘고:요 웰니스 센터’가 있다. 이곳은 5070 세대를 위한 프리미엄 웰에이징 공간으로 중장년층이 활력 있고 아름답게 나이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몸, 마음, 정신의 밸런스를 추구하는 홀리스틱 케어(holistic care)를 제공한다. 현재 반포점과 은평점, 동부이촌점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시니어들은 마음과 몸의 힐링은 물론, 자신에게 어울리는 헤어, 메이크업 연출법이나, 자서전을 쓰는 법을 배운다. 또 전문 도슨트의 해설이 곁들여진 작품 관람이나 클래식 연주를 즐기기도 한다. 함께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고, 우아한 브런치를 즐기며, 품격 있는 네트워킹을 이어간다. 고:요 회원 대부분은 여유가 있는 소위 액티브 시니어로 모든 프로그램은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과거만 해도 고급 호텔 피트니스나 골프장 회원권이 시니어 세대의 경제적 여유를 방증하는 아이템이었다면, 이제는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와 같은 주거 환경이 시니어 세대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의 트렌드는 입지나 서비스 모두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사회 활동이 많은 요즘 5070 세대들에게 맞게 접근성이 우수한 도심권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입주민들은 호텔식 컨시어지부터 하우스키핑 서비스, 호텔 셰프의 식단 관리, 신속한 의료 케어, 심지어 각종 예약이나 비즈니스 지원까지 레지던스 별로 각각의 특화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돈과 시간이 많은 부자라고 하더라도 액티브 시니어들은 돈을 허투루 쓰지는 않는다. 자신의 결에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것, 자신이 원하는 것에는 그것이 얼마가 되었던 지갑을 여는데 인색하지 않다. 그만큼의 가치를 안겨다 주는가가 이들 소비의 기준점이다.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것과 동시에,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시니어 시장이 어떻게 더 진화해 나가게 될지, 건강한 웰라이프를 돕는 환경의 진화 역시 기대된다.
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