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투자가 늘어나면서 신탁형 ISA 투자금액을 바짝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ISA 계좌란 하나의 계좌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관리하면서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통합계좌로,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상품을 교체할 수 있다. 올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미국 증시 호황 등으로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중개형 ISA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투자중개형 ISA 투자금액은 12조69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9조3911억원)과 비교해 4개월 만에 3조3026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신탁형 ISA 투자금액은 12조7898억원에서 13조976억원으로 3078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3조4000억원 정도 벌어진 투자중개형과 신탁형 ISA 투자금액 격차는 올해 4월 말 4039억원으로 88%까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투자중개형 ISA 투자금액이 증가한 배경에는 다양한 투자상품에 투자하기 원하는 투자자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ISA 계좌는 ▲투자중개형 ▲신탁형 ▲일임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신탁형은 은행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며, 대부분 예·적금으로 운용한다. 예금과 펀드 등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주식이나 채권 투자는 어려워 사실상 원금 보장을 원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대부분 가입한다. 일임형은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가입 가능하며, 전문가가 대신 운용하는 방식으로 일임 수수료가 발생한다.
투자중개형 ISA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신탁형이나 일임형과 달리 채권과 국내 주식 투자도 가능하다. 연초부터 미국 주식이 고공행진하는 등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중개형 ISA 투자금액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중개형 ISA로 해외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를 추종하는 ETF나 펀드는 자유롭게 담을 수 있다.

나아가 올해 정부가 ISA 세제 혜택을 확대하면 투자중개형 ISA 투자금액이 신탁형 ISA 투자금액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ISA는 투자 수익 중 200만원(일반형)까지 비과세를 적용하고, 초과분에 대해선 9.9% 분리과세 혜택이 있다. 납입 한도도 연 2000만원으로 총 1억원까지다. 정부는 비과세 한도를 500만원(일반형)까지 높일 예정이다. 납입 한도 역시 연 4000만원, 총 2억원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야 모두가 납입·비과세 한도 증액과 투자 대상 확대 등 ISA 세제 혜택 강화를 공약하면서 해당 법안은 향후 새 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중개형 ISA 계좌의 납입 한도와 비과세 혜택 확대에 대한 개정안이 발표되며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처럼 투자중개형 ISA 판도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고 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