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시행사나 건설사가 공동주택 용지를 분양받은 뒤 대금 연체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사업장이 급증하고 있다.
14일 LH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급 계약이 해지된 공동주택 용지는 총 13개 필지, 95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해약 금액(1필지, 222억원)의 약 43배, 지난해 연간 해약 금액(5개 필지, 3749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LH는 토지를 분양받은 업체가 대금을 6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계약이 해지되면 용지를 분양받은 시행사나 건설사는 공급 금액의 10% 수준인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공동주택 용지 대금 연체 규모는 41개 필지, 1조795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64개 필지, 1조6652억원)보다 줄어들었다. 계약 해지가 급증하면서 해지 사업장의 연체 대금이 제외된 영향이 크다.
최근 3년간 건자재비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급격하게 올랐다. 이에 민간주택 분양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공공택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터라 분양가를 올려받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에 사전청약 취소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경기 파주 운정3·4블록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2022년 사전청약을 마쳤지만, 시행사가 분양가 상한제에 맞춰 시공하겠다는 건설사를 찾지 못하면서 최근 사업이 취소됐다.
공동주택 용지 신규 판매도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LH가 매각 공고를 낸 공동주택 용지 16필지, 1조1430억원어치 가운데 매각된 토지는 2필지, 2128억원 규모에 그친다. 지난해 공고하거나 공모했다가 올해 매각된 2필지와 수의계약까지 합쳐도 올해 팔린 공동주택 용지는 5필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미매각 공동주택 용지는 50필지, 3조579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32개 필지, 1조9000억원)보다 두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토지 매각은 LH의 주요 수입원이다. LH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주택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