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궁 곁엔 회장님 있었다…훈련장비부터 남달랐다

대한민국 양궁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전 종목을 석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첨단기술지원이 돋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압도적 기량으로 전 종목을 석권하고 금메달 5개를 포함해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휩쓸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세계 양궁 역사에서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이와 함께 남자 단체전은 3연패, 혼성 단체전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도쿄대회에 이어 2연패를 기록했다. 김우진 선수는 남자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했으며, 리우대회부터 파리대회까지 금메달 5개로 한국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양궁은 그야말로 효자종목이다. 대한민국 스포츠 종목 중에서 역대 누적 금메달 32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은메달 10개∙동메달 8개 등까지 포함해 지난 1984년부터 총 50개의 메달밭을 일궈냈다. 특히 금메달은 우리나라가 하계대회에서 획득한 총 106개(8월 4일 현재) 중 30%에 달하는 것으로, 금메달 10개 중 3개가 양궁에서 나온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파리 대회에서 전 종목 석권한 지난 4일(현지시간) 박성수(왼쪽 셋째) 남자팀 감독을 비롯 국가대표팀 선수 및 코칭스태프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특히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진정성 있고 꾸준한 지원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이는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 기간 후원이다.

 

◆정의선 회장,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대표팀 컨디션까지 세심히 챙겨

 

이번 파리대회 역시 양궁 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전방위 맞춤형 지원 금빛 결실을 보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인 3년 전부터 일찌감치 파리올림픽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과 컨디션으로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양궁협회와 협의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을 재현한 실전 연습 환경, 슈팅 로봇을 비롯해 첨단 R&D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훈련 장비 및 기술, 축구장 소음 체험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특별 훈련, 파리 현지에서의 대표팀 전용훈련장, 식사, 휴게공간, 동선까지 총망라했다.

 

특히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회장은 이번 파리대회를 위해 개막 이전부터 직접 준비 과정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궁협회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대통령 프랑스 순방길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파리 현지 상황을 사전에 점검했다.

 

정 회장은 파리대회 개막식 전에 현지에 미리 도착해 우리 선수들의 전용 훈련장과 휴게공간, 식사, 컨디션 등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했고, 양궁 경기 기간 내내 현지에 체류하며 선수들의 컨디션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파리 대회에서 남자단체·혼성·남자개인 등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또한 정 회장은 또한 양궁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현지에서 선수들을 지원하고 격려했다. 모든 주요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양궁협회 관계자, 프랑스 현지 교민들과 선수들을 직접 응원했다.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10연패를 달성한 시상식에서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부상을 수여하며 진정 어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 회장은 양궁 여자단체전 10연패 달성 이후 현장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다하겠다”고 다시 한 번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밝히고 선수들에게도 담대하게 매 경기에 임해달라고 부탁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긴장한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결승전을 위해 이동 중인 남자 국대대표 선수들과 마주친 정의선 회장은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 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겠냐”며 “주눅 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며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이번 여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 선수를 별도로 찾아 격려한 것도 이러한 정 회장의 진정성을 보여준 사례다.  정의선 회장은 여자 개인전이 끝난 후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 전훈영 선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 회장은 평소에도 종종 선수들과 만나 격의 없이 식사를 함께하며 소통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태블릿 PC, 마사지건, 카메라, 책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선전한 선수들과 함께 현대차 제로원데이 행사를 둘러보기도 했다.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성수동에서 미래 이동성, 증강현실, 가상현실, 자율주행 등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로 구현된 프로젝트 전시를 함께 체험했다. 

 

선수단도 이같은 성원에 보답했다.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후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라며 “정의선 회장님이 많은 지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회장님은 저희한테 진짜 너무 고생 많으셨다고 해주셨고 격려도 많이 받았다”고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회장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양궁이 전 종목을 석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첨단기술지원이 돋보이고 있다. 사진은 비전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사진=대한양궁협회

 

◆현대차그룹, 최고의 기량 발휘 위한 맞춤 지원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대회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양궁협회와 협의하며 준비했다.

 

먼저 선수들의 체계적인 훈련을 지원했다.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하도록 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파리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제공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한계에 도전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전북현대모터스와 협의해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도 진행했다. 6월 29일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대규모 관중 앞에서 약 40분가량 남자선수들과 여자선수들이 각각 팀을 이뤄 실전과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펼친 것이다. 

 

무엇보다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여 km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곳으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빠른 지난달 16일 출국해 전용 연습장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했으며, 시차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훈련장과는 별도로 경기장에서 약 300m 거리에 대표팀 휴게공간을 마련해 시합과 연습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휴게실뿐 아니라 의무치료실, 라운지를 갖춘 곳으로, 편히 쉬며 샤워, 물리치료는 물론 맞춤형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대회 기간 선수들이 안정적인 심리상태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스포츠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하도록 했다. 선수들은 스트레스가 심할 때 호흡 및 명상으로 긴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훈련과 함께 심리적인 고충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현대차 기술로 만든 최첨단 훈련장비

 

특히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양궁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개발해 지원했다. 이미 최고의 양궁 실력을 갖췄지만, 이를 더 완벽하게 펼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 R&D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양궁이 전 종목을 석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첨단기술지원이 돋보이고 있다. 사진은 선수들에게 지급된 복사냉각 모자. 사진=대한양궁협회

 

이를 통해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를 지원했다.

 

또한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파악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등을 파리대회 준비 과정과 실전 경기에서 양궁 대표팀과 코치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양궁이 전 종목을 석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첨단기술지원이 돋보이고 있다. 사진은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사진=대한양궁협회

 

◆한국 양궁의 발전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끊임없는 노력

 

현대차그룹은 파리올림픽 이후 앞으로의 양궁 훈련에도 새롭게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한국 양궁의 지속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과거 런던 대회,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도쿄올림픽 종료 직후 곧바로 다음 대회 준비 작업에 돌입했던 것처럼 당장의 성과 그 너머를 바라보는 것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양궁이 전 종목을 석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첨단기술지원이 돋보이고 있다. 사진은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사진=대한양궁협회

 

올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연구 및 고도화 중인 ▲AI 기반 영상 모션 증폭 기술이 대표적이다. 70m 거리의 과녁을 맞히는 양궁 경기에서는 슈팅 시 장비 이상 등의 이유로 활과 부대장비에 불규칙한 진동이 발생하면 과녁상의 큰 오차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육안으로 장비의 비정상적 떨림을 정확히 잡아내고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슈팅 시 활을 비롯한 여러 장비의 움직임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후 AI를 이용해 미세한 떨림을 포착, 장비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AI 기반 영상 모션 증폭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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