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재무통 CEO 늘리는 추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빌딩숲이 펼쳐져 있다. 뉴시스

 

대기업 대표이사 이력에도 변화의 물결이 감지됐다. 생산·제조 출신이 줄어들고 재무 출신의 비중이 늘어났다.

 

6일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발표한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294곳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 출신 최고경영자(CEO)는 14.5%(56명)로 전년 11.7% 대비 2.8%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유통가에서는 재무통이 인기다. 신세계그룹(1→4명)과 롯데그룹(2→4명)이 대표적이다. 또 경영 지원 출신 역시 15.3%에서 17.3%로 2%포인트 증가했다. 연구개발은 3.9%에서 5.2%, 홍보는 0.6%에서 0.8%로 늘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선제적으로 리스크 대응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 외 직렬에서는 전년 대비 CEO 배출이 감소하거나 동일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획(30.9→28.2%) ▲마케팅 영업(21.7%, 전년 동일) ▲생산·제조(13.6→10.3%) ▲HR(2.2→2.1%) 등이다.

 

대기업의 CEO 수는 올 1분기 기준 387명으로, 지난해 1분기(392명)에 비해 5명이 줄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나던 경력 출신 비중은 21.4%에서 20.1%로 1.3%포인트 감소한 점도, 외부 인재보다 자사 출신을 중용하는 업계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평균연령은 지난해 57.9세에서 올해 58.2세로 0.3년 증가했다. 30대 그룹 중 CEO의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곳은 하림그룹(63.6세)이다. LS그룹은 CEO 평균연령이 부쩍 늘어난 케이스다. 15명의 계열사 CEO 평균연령이 지난해 56.1세에서 올해 58.7세로 평균 2.6세 증가했다. LS그룹 오너일가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인이 이들을 보좌해 평균연령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CEO들의 출신학교를 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이 지난해 50.6%에서 올해 51.5%로 0.9%포인트 상승했고, 여성 CEO는 8명에서 9명으로 1명 늘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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