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 금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사업장 65만5000곳이 1억원의 대출을 해결하지 못한 채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의 총 대출 잔액은 88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28만5000명의 개인사업자가 은행권에서 570조1000억원을,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여신전문업체 등 비은행권에서 314조3000억원을 대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총 15조5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연체(5만원 이상, 10일 이상 원금·이자 연체 금액의 합계)한 상황이다. 18만6000명의 자영업자는 은행권에 5조9000억원, 비은행권에 9조6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연체 중이다.
정상적인 대출은 은행권이 주류지만, 연체대출은 대출금리가 대개 연 10%를 훌쩍 넘는 비은행권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367만3000 사업장 중 65만5000곳은 1분기 기준으로 폐업 상태다.
폐업 사업장의 평균 대출 잔액은 9570만원, 연체금액은 812만원이다. 대출 보유 사업장 6곳 중 1곳이 약 1억원의 대출을 안고 폐업한 것이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으나 폐업한 곳은 5만2000곳으로, 전체 대출 사업장 중 폐업 사업장 비중이 19.6%로 나타났다.
한계를 맞은 자영업자들이 비은행권을 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금융권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업장당 1분기 매출액은 431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영업이익은 915만원으로 23.2% 감소했다. 외식업과 유통업 등의 매출이 특히 크게 줄어들었다. 고물가·고금리 속 소비 부진의 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