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AI 자국 우선주의…美 빅테크 CEO들 관계 회복 시도

머스크, 선거 운동에 올인…입각 가능성 커
베이조스, WP 해리스 지지하는 사설 막아
마크 저커버그·팀 쿡 등 승리 축하 메시지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P/뉴시스

 전 세계 정보통신(IT) 시장을 리드하는 미국의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앞다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과거 트럼프와 사이가 껄끄러웠던 CEO들도 관계 개선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미국 중심의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면서 테슬라의 향후 사업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트럼프 반대 진영에 섰던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열렬한 선거운동에 나섰다.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고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헌을 인정받아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입각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재집권하면 연방 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 왔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선거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의 45대 대통령이자 47대 대통령인 트럼프의 놀라운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보다 더 큰 기회를 가진 나라는 없다. 우리가 모두 사랑하는 미국을 그가 잘 이끌고 단합시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소유주이기도 한 베이조스는 트럼프 집권 시절 관계가 불편했다. 당시 트럼프는 베이조스의 WP 소유권과 아마존의 세금 납부 기록을 문제 삼았다. 베이조스도 2015년 SNS에 “트럼프를 우주로 보내자”고 언급하며 맞받아쳤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반전됐다. 베이조스는 지난 7월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 당시 “실제 총격을 받는 상황에서 용기를 보여줬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당선에 대비해 관계 개선 시그널을 보냈다. 그는 WP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하지 못하도록 내부 정책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밖에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펫 겔싱어 인텔 CEO도 모두 트럼프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중심의 AI 산업 성장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AI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KPMG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 시 바이든 정부의 AI 산업 규제가 담긴 행정명령을 철회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실리콘밸리 등의 기술기업에게 보다 유리한 AI 개발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AI 행정명령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AI 산업을 자국 기업 중심으로 구성할 경우, 한국 기업은 미국 AI 생태계 진입을 위한 미국 기업과의 제휴 확대 등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봤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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