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후 급격히 떨어진 대형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정갈등 이전의 70% 이상 수준으로 올라왔다.
27일 보건복지부의 '진료량 모니터링'에 따르면 이달 2주 차인 6∼10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이상 가나다순) 등 소위 '빅5' 병원 수술 건수는 898건으로 집계됐다. 빅5의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이전(작년 2월 1∼7일)인 평시 1207건과 비교해 74%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 다섯 군데의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여파로 지난해 2월 넷째 주 하루 평균 600건까지 절반까지 떨어진 뒤 차츰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이달 두번째 주 빅5 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47곳, 종합병원 303곳의 평일 일평균수술 건수는 9390건이었다. 집단사직 이전 수술 건수 9천695건의 97%다. 상대적으로 전공의가 적은 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종합병원 수술 건수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에 일평균 5377건이었다가 의정갈등 이후 소폭 감소하기도 했으나, 이달 2주 차에는 5975건까지 늘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외래 환자도 집단행동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집단행동 이전인 작년 2월 초 하루 47만5847건이었던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평일 일평균 외래 건수는 이달 2주 차 45만 9640건으로 늘었다.
이달 2주 차 빅5 병원 일평균 외래 건수는 4만 4715건으로, 집단행동 이전인 5만1087건과 비교해 88% 수준이다.
다만 의료계는 남아있는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으로 진료량이 다소 회복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의정갈등이 1년째 이어지면서 남아있는 의료진의 피로가 상당한 탓에 사태가 지금보다 더 장기화할 경우 더는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것.
빅5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외과 교수는 "지금 병원이 돌아가는 건 남아있는 의료진이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서인데 파행이 더 길어지면 장담하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술 감소 폭은 더 크고, 일부 회복한 것처럼 보인다 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절대 예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