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20·30대에게 예·적금이 주요 재테크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코인,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근로 소득을 벌어들이는 30대들은 재테크로 돈을 불리고 싶지만, 정작 넘쳐나는 정보와 부족한 시간에 투자 고민을 미루기도 한다.
김대현 하나증권 용산WM센터 센터장은 11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20대를 중심으로 포모현상(FOMO·자신만 뒤처지거나 놓치고 제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이 강해진 것과 관련해 “기본이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하게 되면 처음에는 운이 좋아 수익을 낼 수 있어도 결국 모래성처럼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떤 정보가 왔을 때 ‘이 정보가 왜 나에게 왔을까’, ‘과연 지금 구간에서 매수한다면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20대 투자자에게 “이익을 얻으려면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아야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투자라는 것이 쉽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20대에는 요행을 바라지 말고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꾸준하게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 대가들이 쓴 책도 읽고 시장과 산업의 흐름을 읽는 과정을 거치면서 미래가치에 대한 현재가치를 계속해서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대에는 종잣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빚을 내서 투자하기보다는 소액으로 시작하거나 예·적금 등을 활용해 종잣돈을 마련하고 투자 스터디 모임, 모의투자 등으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득이 확대되는 30대에게는 “금융자산은 20% 예금, 30% 채권, 50% 주식형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길 권유한다”면서 “적립식으로 자산을 분배하고 지수형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적립 등을 활용해 투자 활동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주식시장의 위기로 낙폭이 커지는 상황이 오면 그때는 지수 ETF의 비중을 좀 더 늘려서 투자하기를 권했다. 또한 최대한 저축과 투자를 월 소득의 최소 50% 이상으로 하고, 남는 돈으로 생활비, 여가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한 미국 증시에선 미국 트럼프 2기 내각 출범 등이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 내각이 관세 정책을 활용해 주식 시장의 약세를 유도하고 투자자가 채권을 매수하도록 하면서 국채 금리의 하락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 국채 투자를 유효하게 보고 있으며, 가격 메리트가 생기고 지속 성장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도 조금씩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증시에 대해선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가성비를 바탕으로 수출 지표가 좋아지는 미용의료, 화장품, 방산, 반도체 등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