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7개월 연속 확대세를 나타냈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 조치에 대출금리보다 예·적금금리가 더 빠르게 떨어져 예대금리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47%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은행들은 이달에도 예금금리만 내린 만큼 3월 예대금리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2월 신규취급 기준 평균 1.38%포인트로 나타났다. 전월 평균 1.376%포인트에서 0.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은행권은 시장금리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수신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번복 등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로 수신금리 인하 폭만큼 떨어지지 못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2월 저축성 수신금리는 평균 2.958%로, 전월보다 0.106%포인트 떨어져 2%대로 내려왔다.
은행별로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NH농협은행이 1.47%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신한·하나 1.40%포인트, KB국민 1.33%포인트, 우리 1.30%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전월 1.46%포인트에서 0.01%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 하나은행은 1.37%포인트에서 0.03%포인트, 국민은행은 1.29%포인트에서 0.04%포인트 각각 올랐다. 신한은행은 1.42%포인트에서 0.02%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1.34%포인트에서 0.04%포인트 하락했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등 공시 대상 19개 은행 중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8.45%포인트를 기록했다. 다만 전북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취급 비중이 42.2%, 평균금리 12.43%로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에서 포용금융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제외한 일반 대출의 경우 담보대출 평균금리 4.43%, 신용대출 평균금리 5.58%, 집단대출 평균금리 4.44%로 취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예대차는 토스뱅크 2.16%포인트, 케이뱅크 1.65%포인트, 카카오뱅크로 0.97%포인트 순서로 나타났다. 외국계 은행을 보면 SC제일은행은 1월 1.44%포인트에서 2월 1.37%포인트로 하락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월 2.61%포인트에서 2월 2.36%포인트로 떨어졌다.
예대금리차는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감소한다. 그러나 지금은 가계 대출 급증 우려에 따라 대출금리가 수신금리와 비교해 인하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권에서 대출금리를 내리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토허제 번복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다시 대출을 억제하느라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졌다”면서 “수신상품 기본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이달에도 줄줄이 낮춘 만큼 예대금리차가 당분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