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망막박리·당뇨망막병증… 치료 골든타임 놓치면 실명 위험 증가

# ​5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몇 달 전부터 휴대폰을 볼 때 글자가 흐려 보이고, 시야 한쪽이 가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나이 들면 다 이런 거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출근길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후에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망막박리.

 

이는 망막이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가는 심각한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긴급 망막수술을 받아 시력을 지킬 수 있었지만, 김 씨는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씨처럼 황반변성,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등으로 망막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스마트폰과 모니터 사용의 일상화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신경조직으로, 빛을 받아들이고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검은 점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대표적인 망막질환으로는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망막박리 등이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며, 특히 40세 이상의 성인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권장된다.

특히, 망막박리는 응급을 요하는 질환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망막이 원래 위치에서 분리되면 광수용체가 손상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망막질환의 치료법으로는 레이저 치료, 주사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있으며, 질환의 종류와 진행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망막질환 치료법 중 하나인 주사 치료는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망막 내 신생혈관을 억제하고 부종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주사 치료에는 아일리아(Eylea), 루센티스(Lucentis), 비오뷰(Beovu), 아바스틴(Avastin), 바비스모(Vabysmo) 등의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약물이 사용된다. 질환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이 선택된다. 국소 마취 후 미세한 주사 바늘을 이용해 눈 속 유리체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생혈관의 성장을 억제하고 혈액과 체액 누출을 줄여 황반부종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과거에는 망막주사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대학병원이나 일부 전문병원을 방문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의료 기술의 발전과 최신 치료제의 도입으로 망막 전문의가 있는 지역 내 안과에서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신용균 삼성봄안과 원장은 "망막질환은 진행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왜곡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지역 내 망막 전문의를 통해 빠른 진단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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