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2G 연속 끝내기…오태곤 “우린 DNA가 있어요”

사진=이혜진 기자

“하늘이 도와주시네요.”

 

오태곤(SSG)이 또 끝냈다. 지난 4일과 6일 KT를 상대로 2경기 연속(5일 경기는 우천순연)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리그 역대 4번째 진기록이다. 2016년 6월 28~29일 문규현(당시 롯데), 2018년 7월 21~22일 박한이(당시 삼성), 2020년 6월 18~19일 주효상(당시 키움·현 KIA)의 뒤를 이었다. 3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가 나온 사례는 아직 없다. 3월 22일 인천 두산전까지 더하면 벌써 결승타 3개째. 스스로도 얼떨떨한 듯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프로에 입문한 지 어느덧 16년차다. 그만큼 책임감은 한층 더 무거워졌다. 보다 많은 역할을 해내야 한다. 어려울 때 해결사가 돼주는 것은 물론, 후배들이 좀 더 편안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쓴다. 오태곤은 “지금 야수 쪽엔 고참이 많지 않다. 어린 친구들이 많이 나가고 있다”면서 “어릴 땐 직진만 하지 않나. 그 친구들은 패기 넘치게 하면 된다. 책임감은 우리가 안고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부지런히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기본, 특유의 넉살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선·후배, 코칭스태프, 나아가 프런트 사이에 가교역할까지도 무리 없이 해내곤 한다. 사령탑과의 티키타카가 대표적이다. “감독이라는 자리가 좀 고독한 자리 아닌가. 많이 힘드실 것이다”라고 운은 뗀 오태곤은 “일부로 더 다가가서 장난친다. 가끔씩 감독님께서 ‘결과를 내야 한다’ 하시는데, ‘그건 하늘만이 아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여유 있는 표정과는 달리, 경기를 앞두곤 아직도 긴장모드다. 오태곤은 “경기 전 밥을 못 먹는다”고 귀띔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경기에 나서지 않아도 끊임없이 배트를 휘두르며 다음을 준비한다. 오태곤은 “항상 불안감이 있다. ‘과연 내가 뒤에 나가서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면서 “어린 친구들은 오죽하겠나. 그래도 선배들이 계속 욕심을 내야 후배들도 경각심을 가질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초반 SSG의 기세가 무섭다. 7일 현재 10경기서 7승3패를 마크, 단독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완전체 전력이 아님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외인 투수 미치 화이트, 파워 히터 최정 등 투·타 핵심 자원들이 빠져 있다. 최정과 거의 매일 브런치 데이트를 하는 오태곤은 “형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죽을 것 같다. 형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괜스레 앓는 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DNA가 있다. 부상자들이 복귀하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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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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