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 주요 지출 항목 중 하나인 교육 물가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대학교 등록금은 물론이고 유치원비도 9년여 만에 크게 뛴 영향이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교육 물가(지출목적별 분류)는 전년보다 2.9%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던 2009년 2월(4.8%) 이후 16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집계됐다. 교육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2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사립대를 중심으로 한 등록금 인상이 교육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기준 4년제 사립대 151곳 중 79.5%인 120곳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국·공립대도 등록금 인상에 동참했다. 국·공립대 39곳 중 28.2%인 11곳도 등록금을 올렸다.
지난달 물가지수에서 사립대 납입금은 전년보다 5.2% 올랐다. 이 역시 2009년 2월(7.1%)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이 5.6%로 가장 높았고 서울·인천·경기가 5.5%로 뒤를 이었다.
국·공립대 납입금 역시 1.0% 올라 2022년 2월(2.1%) 이후 3년 1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국·공립대 납입금은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36개월 동안 상승률이 0%였는데 지난달 처음으로 올랐다.
대학교 등록금 인상은 다른 교육 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사립대학원납입금은 3.4%, 국·공립대학원납입금은 2.3% 증가했다. 두 항목 역시 2009년 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지난달 전문대학납입금도 3.9% 상승했다.
유치원납입금 상승률은 4.3%였다. 2016년 2월(8.4%) 오른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유치원납입금 물가는 2020년 5월부터 58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하락했으나 지난달 상승 전환했다. 유치원납입금은 학비 지원 정책 등에 따라 지역별로 편차가 큰 상황이다. 특히 울산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 정책 영향으로 울산 유치원납입금 물가는 전년보다 74.3% 내렸다.
가정학습지 물가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1.1%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1996년 12월(12.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학교 등록금 인상은 향후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무엇보다 16년 동안 이어진 각 대학의 등록금 동결 기조가 무너졌기 때문에 이번에 인상에 참여하지 않은 사립대는 물론, 국·공립대들이 연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5학년도 1학기 등록금 인상은 내년 2월까지 매달 전년 대비 전체 물가에 상승 기여로 반영된다”며 “전례 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2학기에 등록금을 올릴 경우 그만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에 추가로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