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2’ 박지훈 “최애 캐릭터 연시은, 영향 받은 이유는…”[인터뷰①]

넷플릭스 '약한영웅2'에서 연시은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 넷플릭스 제공.

배우 박지훈이 ‘약한영웅2’로 흘린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2(약한영웅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생존기다. 공개 3일 만에 610만 시청 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개 직후부터 한국 톱10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63개국 톱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만난 박지훈은 “애정이 있고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시은이 결국 웃는 엔딩이라 다행이다 싶었다”고 시청 후기를 전했다. 친구들을 잃고 폭주하는 시즌1의 엔딩은 시청자에게도, 박지훈에게도 무거운 짐처럼 남았다. 그는 “시즌1를 보며 놓아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이런 모습을 보러 달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고 했다.

 

시즌1의 흥행에 시즌2는 물 흐르듯 추진됐다. 박지훈은 “감독님이 시은이를 은장고에 보내버리고 끝을 내셨던 게 미안하셨나 보다. ‘다시 한 번 친구를 사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어떨까’ 말씀해 주셨다”고 돌아봤다. 박지훈 역시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최애 캐릭터’ 연시은을 바로 놓아줄 수 없었다. 흔쾌히 합류 의사를 밝혔다. 

 

“표출하지 않던 친구가 유리창을 부수면서 끝났죠. 시즌1에 모든 걸 잃고 나니 심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어요. 촬영장 구석에 앉아서 훌쩍훌쩍 울었던 기억이 나요. 시은이가 너무 안쓰러웠어요. 그래서 시즌2가 웃으며 끝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시은을 향한 애정만큼 책임감도 강했다. 첫 리딩 때 유수민 감독이 ‘어떻게 시은이가 이렇게 바로 나오냐’며 감탄할 정도였다. 박지훈은 “애정이 있는 만큼 온오프가 잘 됐다”고 강조했다. 

 

시즌2를 준비하며 시즌1을 다시 찾아봤다. 시즌2 촬영을 끝내고 공개를 기다리는 기간에도 시즌1을 다시, 돌려봤다. 박지훈은 재차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는 캐릭터다. 완전히 떠나보내진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볼 때마다 울컥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는 “연시은 때문에 박지훈이 변화한 건 아니지만, 분명 영향은 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아직 이유는 찾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돌아보면 자신과 닮은 모습이 많은 시은이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시은의 혼자 있는 시간, 쓸쓸한 모습들이 닮아 있었다. 그는 “학창시절 환경 때문에 친구들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아니, 없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아역 생활을 하며 부모님께 의지하는 게 많아서 선

 

넷플릭스 '약한영웅2'에서 연시은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 넷플릭스 제공.

뜻 손 내밀어 주는 친구가 없었다. 시은의 쓸쓸한 모습이 이해가 갔다. 왜 혼자 있는 게 편한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없었으니 너라도 친구가 있어라’ 싶은 감정이었던 것 같다”고 의미를 찾았다. 

 

한준희 기획 총괄은 SNS에 “촬영 내 힘든 티, 어려운 척도 한번을 안 하던 그의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 4년간 정말 많이 고생했다. 우리들의 약한, 아니 진짜 최고로 강한 영웅”이라며 박지훈을 극찬했다. 안수호(최현욱)의 등장 신에 울컥 울음을 터트린 박지훈의 뒷모습을 함께 담았다. 

 

박지훈에게 그날의 감정을 묻자 “어떤 감정이라고 정의하기 힘들다. 복합적인 감정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시즌1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면서 수호에게는 ‘나 친구들이 생겼어’하고 눈으로 말했다. 안도감일 수도, ‘너 없이도 나 잘 지냈어’라는 마음이었을 지도 모른다. 시은의 웃는 모습을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호와의 재회신은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글썽이며 웃음을 지었다. “편안하게 놔 준다는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병실을 지킨 안수호는 시즌2 내내 시은의 눈물 버튼이 됐다. 오범석(홍경)도 시은의 무의식 속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두 배우의 우정 출연에 시즌 간의 연결고리는 더 탄탄해졌다. 박지훈은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엄숙했다. 너무 중요한 신이어서 집중해준 배우들에게도 너무 감사했다”며 “시은이에게도 좋은 기억이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들에게도 시은은 특별한 존재이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시즌2 연시은은 ‘유치한 짓 좀 그만하자, 이제 싸우고 싶지도 않아’라는 감정을 눈에 담았다. 시즌을 넘어오면서 가장 고민한 건 어떻게 다시 친구를 사귀고 사건을 풀어나갈지다. 연시은을 다시 웃게한 건 박후민(려운), 박준태(최민영), 고현탁(이민재)이었다. 작품을 마친 박지훈은 “(친해지기 위한) 과정을 만든다기보다 이미 친해지고 있는 과정이었다. 준태를 구해주기 위해 몸이 먼저 나선 것처럼 말이다. 알게 모르게 ‘너는 나처럼 되지마’라는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닐까. 이렇게 하면 친해지겠지 보다는 그 과정들 자체가 이미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박지훈은 새로운 친구들에게 마음을 연 시은을 보듬었다. 지난 기억을 트라우마로 남겨 아예 벽을 지고 살아가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시은을 칭찬하고 싶어했다. “박후민을 보며 수호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 생각들이 모여 마음이 가고, 어쩔 수 없게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시은이가 주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바꾸는 힘이 있나? 하는 생각도 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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