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아온 은행주, 상승 여력 더 있나

-지난해말 30% 하락했다가 현재 대부분 회복
-본격적 반등 주목…추가 상승 회의적 시각도

뉴시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지부진했던 은행주 주가가 상승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3개월 만에 돌아오면서 은행주가 언제까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9일 외국인 투자자는 KRX은행 지수에 편입된 주요 은행주 10개 종목을 총 343억3700만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주에 약 956억3900만원을 매수하며 13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뒤 2주 연속 매수 우위 흐름을 보였다. 이 지수에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제주은행 등이 포함됐다.

 

 실제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락했던 은행주 주가는 많이 회복했다. 지난해 12월 3일 10만1200원을 기록한 KB금융 주가는 지난달 9일 6만9300원으로 31% 떨어졌다가 현재 9만2000원까지 상승했다.

 

 신한지주도 지난해 12월 3일 5만6400원이었다가 지난달 9일 4만2500원까지 하락했다. 현재는 5만700원으로 5만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3일 6만6000원을 기록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달 9일 5만1500원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6만3800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지난해 12월 3일 1만7200원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9일 1만5010원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1만7690원으로 지난해 말 주가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은행주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은행주는 밸류업 정책에 따른 주주 환원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가 신인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하지만 주요 은행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면서 주가가 차츰 회복했다. 실제로 4대 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특히 KB·신한·하나금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올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 시현과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가 상승 등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외국인이 주간 단위로 은행주에 대해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시장 흐름에도 일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CET1 비율 상승은 주주 환원 확대 등 밸류업 기대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밖에 없고, 점차 외국인 매수세 확대 등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이전에 발표한 밸류업 공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KB금융 등 선제적인 주주환원 확대 추진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안정적인 자본비율 관리를 감안했을 때 하반기 중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커버리지 금융지주의 총 주주환원율 확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은행업을 환원 중심의 접근으로 성장을 지양하는 기조가 만연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초점은 오로지 얼마나 더 환원을 확대할지에 맞춰져 있으며 이는 대출을 비롯한 은행의 성장 전반을 통제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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