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 건강, 젊어도 악화될 수 있어… ‘연골연화증’ 주의해야

무릎은 걷기, 앉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반복하여 사용되는 관절이다. 상체의 체중을 고스란히 지탱하고 움직임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릎 건강 상태가 조금만 나빠져도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릎 질환이라고 하면 흔히 노년층만의 문제라 생각하지만 요즘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연골연화증’이라는 질환이 생겨 무릎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릎 앞쪽, 즉 슬개골 부위에서 이상 신호가 느껴지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관절 내 연골이 말랑해지고 약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연골은 뼈의 마찰을 막고 충격을 흡수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손상되면 무릎 관절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 소리가 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 앞쪽에 묵직한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연골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질환은 고령자보다 오히려 20~30대 젊은 층에서 더 자주 발견된다. 평소 무릎에 부담을 주는 자세나 생활습관, 운동 부족이나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 등이 연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힐을 자주 신는 경우 체중이 무릎 앞쪽에 집중되면서 연골이 약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연골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손상이 진행되어도 초기 통증이 크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어렵다. 게다가 한 번 손상된 연골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퇴행성 관절염 등 더욱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연골연화증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된 경우에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 방법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는 프롤로주사와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프롤로주사는 손상된 인대나 힘줄 부위에 주사를 놓아 주변 조직의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통증 완화와 함께 조직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통증 부위에 고강도 음파를 전달하여 미세한 염증과 유착을 풀고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는 연골 조직 자체의 재생은 물론,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고 계단 이용을 최소화하며 무릎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하이힐보다는 쿠션감 있는 운동화를 선택하고 무릎에 반복적인 압박이 가지 않도록 체중 조절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로 잦아졌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정형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석훈 서초 서울이즈정형외과 원장은 “연골연화증은 통증이 미미해 방치하기 쉬운 질환이지만, 한 번 손상된 연골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어야 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춰 무릎 관절 건강을 최대한 오래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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